글로벌 수요 부진에 시달린 HD현대인프라코어가 3분기도 실적 혹한기를 피하지 못했다.
3분기 실적 감소는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의 매출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 컸다. 하반기 들어서도 유럽의 경기 부진이 심화한 데다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매우 부진했기 때문.
다만 내년 말을 기점으로 시장이 다시 회복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와 함께 미국 대선 이후 선진시장 회복과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신흥시장에서 수요 반등을 보일 것이란 기대에서다.
주력 건설기계 사업 '적자전환'
HD현대인프라코어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07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은 909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15.5% 줄었다. 순손실은 25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사업부별 실적을 살펴보면 주력인 건설기계 부문은 매출 65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7% 축소됐다.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와 더불어 재고 축소를 위한 프로모션 비용과 물류비 등이 확대된 여파로 120억원의 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엔진 사업 부문은 글로벌 긴축 경제에 따른 사업 조정으로 영업이익이 17% 감소했지만 발전기, 선박, 방산엔진 등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은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과 유럽 전쟁 장기화에 따라 수요회복이 지연된 모습을 보였다. 신흥시장은 인도네시아, 브라질, 칠레 등의 거점 확대로 유효한 성과를 기록했으며 자원 채굴용 장비 수요도 견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선진시장 부진 속 그동안 위축됐던 중국 시장은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매출의 경우 1년 전보다 9% 성장하며 2개 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정부 주도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소형제품을 시작으로 수요회복이 기대되며 내년에는 교체 주기를 앞둔 중대형 굴착기로 흐름이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 지나면 볕들까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실적 저점을 찍은 뒤 내년 이후 향후 5년간 완만한 회복 구간에 돌입할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관계자는 '미국은 대선 이후 정부 정책 방향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될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 이전 등 이벤트가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성장세와 중국시장 회복도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 "엔진사업의 경우 폴란드와 튀르키예 외 유럽, 중동 국가들과 전차 엔진 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건이 다수 있다. 추가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배기가스 배출 규제 강화에 따른 고배기 규제 선박 엔진의 수요도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