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오염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영풍이 2년 전 같은 이유로 세계 최대 국부펀드의 투자목록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환경 개선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시가총액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17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청(NBIM,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은 약 2년 전인 2022년 영풍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NBIM 윤리위원회 측은 "영풍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거나, 환경오염을 일으킬 위험을 안고 있는 만큼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 글로벌(GPFG, The 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의 투자 목록에서 제외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오랜 기간 환경오염과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당시 연구에서도 오염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GPFG는 노르웨이 정부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로 국민연금도 투자 시 참고로 삼는 몇 안 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GPFG의 기금운용 방향에 대해 권고하고 1차로 결정하는 NBIM은 무기 생산 및 환경오염 등과 관련한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일찌감치 ESG를 고려한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당시 NBIM 윤리위원회는 영풍 지분 0.24%를 보유한 GPFG가 투자 목록에서 영풍을 제외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영풍에 환경오염과 개선 등에 대한 질의를 했으나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GPFG 투자 목록에서 제외하겠다는 초안을 전달했는데도 영풍이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풍의 환경오염 문제뿐 아니라 투자자 소통 문제도 함께 지적한 것이다. 최근 소액주주연대 액트(컨두잇)도 비슷한 지적을 한 바 있다.
당시 NBIM 윤리위원회 측은 "영풍은 윤리위원회 평가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회사가 응답하지 않음에 따라 영풍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관행을 시정할 의지가 있다고 판단할 만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공교롭게 이후 2년 사이 영풍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여원에서 7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기간에도 환경오염이 계속되며 최근에는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조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영풍이 사모펀드와 적대적M&A를 시도하는 대신, 관련 자금을 낙동강 인근 지역민들을 위한 환경개선 투자와 사업 정상화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