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낸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면서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주총에서 'KAL'이라는 공식 약어를 삭제하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식별코드 'KE'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통합 항공사의 브랜딩 작업에 힘을 실었다.
조원태 체제 견고함 재확인
26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상정된 안건을 모두 가결시켰다. 이날 한진칼 주총 핵심은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었다.
최근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지속해서 끌어올리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주목받았다. 호반그룹의 한진칼의 지분율은 18.78%로 조원태 회장 측의 지분 20.56%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득표율이 높지 않을 경우 경영권 사수를 위한 우호지분 이탈 움직임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압도적인 득표율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집중투표제를 적용받지 않는 개별 안건이었던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 건은 주주총회 출석 주식 6099만6647주 중 5719만6334주(93.77%)의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 재확인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은 류경표 한진칼 부회장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신규 CI 공개 및 새로운 비전과 기업 가치 체계 선포를 통해 그룹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한편, 미래를 향한 준비를 본격화했다"라며 "올해는 항공 부문 계열사들의 통합이 현실화 단계에 접어드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진그룹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기점으로 계열 구조 재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대한항공도 브랜드 체계 가속화
이날 대한항공 주총에서도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위한 정관 변경이 이뤄졌다. 'KAL'이라는 공식 약어를 IATA 식별코드 'KE'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IATA 식별코드가 항공권, 편명 등에서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KAL보다 더욱 직관적으로 대한항공임을 드러낸다는 게 항공업계의 분석이다. 오랜 기간 써온 'KAL'의 상징성이 크지만 통합 항공 브랜드 출범을 앞두고 더 현대적이면서 일관적인 브랜드 체계 정립에 나서기 위함이라는 평가다.
조원태 회장은 KE 브랜드로의 체계 전환을 직접 진두지휘해 왔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창립 56주년을 맞아 새로운 기업 가치 체계를 선언하고 이를 'KE WAY'로 선언 한 바 있다.
주총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나머지 작업이 연이어 이뤄질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잔여지분 확보가 올해 여름께 마무리 될 것으로 관측되며 하반기에는 법인과 조직 통합, 마일리지 제도 및 항공 동맹체계 정비 등이 이어질 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조원태 회장 역시 이날 주총 입장문을 통해 "올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완수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캐리어로 공식 출범한다"라며 "이미 지난 1월,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터미널 2 이전을 시작으로 물리적 결합을 가시화했으며 연내 브랜드와 법인 단일화를 차질없이 마무리해 완전한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남아있는 걸림돌 '화학적 통합'
다만 대한항공 임직원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 간의 화학적 통합은 큰 숙제다. 두 항공사 통합이 기정사실화 됐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법적, 제도적, 재무적 부분에 비해 화학적 통합 작업이 상당히 고된 작업이 될 거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과거 유나이티드-콘티넨털, 아메리칸항공-US에어웨이즈, 에어프랑스-KLM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비슷한 사례는 하나은행-외환은행이다. 두 은행은 간판은 합쳤지만 화학적 통합 완료까지 수년이 소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워낙 오랜기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기 때문에 두 회사간 화학적 통합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직 문화도 크게 다르고 대한항공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이 더디게 성장하며 임금 격차도 큰 편이어서 일원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