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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관세 틀 바꾼 트럼프…'완제품 일괄부과'에 산업계 긴장

  • 2026.04.06(월) 09:43

'함량→완제품' 과세 전환…실질 부담 커질 듯
가전·전력기기 포함…"중장기 영향 불가피"
전문가 "결국 '미국서 생산하라'는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식을 전면 개편하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세율이 낮아진 듯 보이지만, 과세 기준이 '금속 함량'에서 '완제품 가격'으로 바뀌면서 업종별로 명암이 크게 엇갈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율 낮춘 척, 부담은 키웠다

백악관이 공개한 이번 조치의 핵심은 과세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제품 가격 중 철강·알루미늄 함량에 해당하는 금액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금액에는 상호관세를 적용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전체 중량의 15%를 넘는 제품에는 완제품 가격 전체에 '25%' 관세가 일괄 적용된다. 반대로 금속 비중이 15% 이하인 제품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겉으로 보면 세율이 낮아졌지만 과세 기준이 '부분'서 '전체'로 확대, 실제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해당 조치는 미국 내 생산 및 자국산 원재료 사용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관세 체계를 재설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가전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주력 백색가전이 적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철강 비중이 높아 완제품 가격 기준 과세가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다만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미국 업체들도 해외 OEM 생산 비중이 높아 동일한 조건에서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 역시 같은 구조여서 단기적으로 경쟁 구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결국 가격이다.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경우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 실제 글로벌 가전업체들도 관세 인상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가격·수요·점유율 간 균형을 다시 계산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북미 전략도 재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양사는 멕시코 생산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번 조치로 현지 생산 확대 압박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동시에 관세 비용을 자체 흡수할지,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지 등에 따라 수익성과 점유율 전략도 갈릴 수 있다.

본질은 '생산 압박'…기업 전략 흔들어

전력기기 업계도 긴장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변압기 등 전력망 장비는 철강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제품군으로, 과세 기준이 완제품 가격으로 바뀔 경우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많다. 북미 시장에서 수주를 늘려온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역시 이번 조치로 비용 변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충격이 일방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늘어난 관세 부담을 발주처에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 업체들은 대응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주요 기업들은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관세가 붙더라도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기업 마진이 크게 흔들릴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일부 비용은 발전사업자 등 수요처가 부담하고 있다"며 "변압기는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매출 흐름 자체가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조치로 일부 품목의 관세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업계 영향 점검과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관세 체계의 '정비'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그간 금속 함유량 기준 과세는 부품별로 일일이 계산해야 해 지나치게 복잡했다"며 "이번 개편은 행정 부담을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산업별 영향은 제품 가격과 금속 비중에 따라 크게 갈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철강·알루미늄 비중이 15%를 넘는 고가 제품은 완제품 가격 기준 과세로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비중이 낮은 제품은 오히려 유리해질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은 가전처럼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영향을 따져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책 방향은 결국 '미국서 생산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완제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한 것은 결국 '미국 내 생산 유도'를 강조하는 신호"라며 "단순히 세율 변화로 보기보다 기업별 원가 구조와 수출 전략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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