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풀과 모헤닉게라지스·오상헬스케어·아리바이오.
비상장 기업을 위한 자금조달 시장, 이른바 K-OTC(한국장외주식시장, 옛 프리보드)에서 거래되는 유망 기업들이다. 각각 핀테크와 수제 자동차, 생화학 진단, 신약연구 사업 아이템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K-OTC를 개설·운영하는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이들 4개사의 투자정보 제공 확대와 기관투자자, 기업 등 시장참여자 간 소통·교류을 위해 기업설명회(IR)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4개사의 대표이사 및 임원이 직접 나와 회사 비전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K-OTC 기업의 IR 행사가 열린 것은 지난 2014년 8월 K-OCT 시장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994년에 설립된 씽크풀은 사업 초기 주식 투자자를 위한 온라인 주식정보 사이트 '씽크풀(www.thinkpool.com)'로 많이 알려졌으나 현재는 금융과 정보기술(IT)를 융합한 핀테크, 금융투자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 더 유명하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에 기존 주식정보 사이트 운영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이후 현재 IT 기술로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 지난해 매출 139억원 가운데 증권포털 성격의 웹사이트 부문은 10%에 못 미치는 반면 주력인 위험관리(RM, Risk-management)와 인공지능의 로보사업(RT, Robo-tizatin) 부문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위험관리란 온라인 주식 투자자의 안정적인 투자를 도와주는 '리스크관리시스템(RMS) 자동대출시스템'을 비롯해 '로그인 도용방지시스템', '카드터치인증시스템' 등을 말한다. 당초 씽크풀 고객을 위해 개발한 것이나 이를 증권사들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주력 수익 사업으로 키웠다.
로보사업 부문은 금융공학과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을 말한다. 씽크풀은 지난 10년간 연구·투자를 통해 최근 주식 종목 분석에서 추천, 주문까지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 '라씨(RASSI : Robot Assembly System on Stock Investment)'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정부 산업핵심기술 개발사업 신규과제 참여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 김동진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ETRI, KT 등과 함께 정부 사업에 참여한다는 자체가 씽크풀의 기술력을 인정 받은 것"이라며 "기존과 차별화한 기술력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투자 및 자산관리 지원 서비스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전년(139억원)보다 늘어난 15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1억원)보다 확대된 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영업이익은 4배 불어난 2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헤닉게라지스는 수제 자동차 제조 및 클래식카 유통 사업을 하는 회사다. 오래된 클래식카를 복원해 새로운 자동차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 전공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소재나 엔진를 사용하거나 디자인을 바꾸기도 한다.
독자 모델의 수제 자동차를 비롯해 전기차의 기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공유 프로젝트 '모헤닉'을 내세운 브랜드부터 복합 멀티샵 같은 프랜차이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색다른 사업 아이템 못지 않게 독특한 이력의 창업자에도 관심이 모인다. 창업자인 김태성 CEO는 미대생 출신이다. 홍익대학교 목조형 가구학과를 전공한 김 CEO는 졸업 이후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했으며 가구회사와 패션화보 매거진을 발행하기도 했다.
김 CEO는 자신이 타고 다니던 갤로퍼로 복원 작업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독특한 디자인이 첨가, 완전히 달라진 결과물을 본 사람들이 그에게 복원을 의뢰하면서 결국 2014년 모헤닉 게라지스를 설립했다.
김 CEO는 "전남 영암의 공장에서 내년부터 수제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해 오는 2022년까지 연간 400대를 만들겠다"며 "자체 생산 클래식카 와 중고차 유통으로 올해 이 분야에서 1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오는 2022년까지 100배 이상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전년(21억원)보다 3배 늘어난 66억원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5배 증가한 310억원을 제시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2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한 4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상헬스케어는 혈당측정시스템을 비롯한 의료기기 생산업체다. 코스닥 시장에선 한때 인포피아란 이름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인포피아는 임직원 횡령 등 부실경영 문제로 2016년 5월에 상장폐지됐다. 이후 IT 및 농업포장재 전문회사 오상자이엘이 인포피아를 인수하고 지금의 오상헬스케어로 사명을 바꿨다.
오상헬스케어는 혈당측정시스템과 콜레스테롤, 면역진단과 같은 현장진단기기 등의 분야에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분자진단키트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술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체 직원 315명 가운데 연구원은 17% 가량인 52명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주력인 혈당측정시스템 제품이 기술이나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뇨병 측정 시스템도 정확도 및 신뢰도가 높고 사용법이 쉽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100개국 이상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어 전체 매출의 90% 가량이 수출로 이뤄져 있다. 올해 추정 매출은 전년(543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561억원이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이 국내(84억원)를 압도하는 477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23억원)보다 2억원 늘어난 25억원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오는 2020년 상반기 코스닥 재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내에 상장예비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2010년에 설립한 아리바이오는 각종 신약 개발 및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의 개발·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혈관성 치매치료제와 패혈증치료제, 천연물성분인 비만치료제를 비롯해 항암제, 슈퍼항생제 등의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개발단계인 알츠하이머, 혈관성치매 치료제는 현재 임상 시험 단계에 있으며 타사에서 개발 중인 동일한 물질과 비교해 부작용이 적고 적은 용량으로 치유가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소개했다.
아울러 패혈증 치료제는 항생제와 병용하면 탁월한 치료 효능을 보이며, 인체 내에 존재하는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성면에서 검증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신약개발 외에 파생기술을 이용해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음료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82억원) 가운데 52억원을 화장품 부문에서, 24억원을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올렸다.
한편 K-OTC 시장은 국내 유일의 제도권 비상장주식 시장으로 현재 거래되는 기업은 126곳이다. 올해부터 양도소득세 면제 등에 힘입어 지난 2016년 5억~6억원 규모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해 30억원대로 늘어났다.
이창화 증권·파생서비스 본부장은 "K-OTC가 일반투자자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오늘과 같은 소통·교류의 기회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며 "관계기관들과의 업무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우수 중소·벤처기업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