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투자지표가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저평가 기간이 해소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사업연도 재무실적을 지난달 29일 종가에 적용한 경우 코스피 지수 주가수익률(PER, Price Earnings Ratio)은 11.5배로 산출됐다. 전년 동기 대비 0.5배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to Book Ratio)은 0.95배로 1년 전과 비교해 0.2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배당수익률은 전년 수준에 비해 2% 가량 증가했다.
이는 다른 국가들의 MSCI 대표지수 지표에 견줘서도 낮은 수준이다. 같은 시기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4개 선진국 평균 PER은 17.8배, PBR은 2.4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수익률은 2.5%다.
중국 인도 브라질 대만 태국 등 5개 신흥국의 경우도 같은 조건 내 산출한 PER PBR 평균 수치가 각각 13.1배, 1.6배를 기록했고 배당수익률도 2.7%를 내면서 국내 지표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PER과 PBR은 대표적인 투자지표로 꼽힌다. PER은 시가총액 합계를 보통주 귀속 지배지분 순이익 합계로 나눈 수치다. 통상 1주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눠 산출한다.
PBR은 시가총액 합계를 지배지분 자본총계로 나눈 값이다. 같은 조건에서 타 종목에 비해 PER PBR 수치가 낮다면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본다. 배당수익률은 배당액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국내 투자지표의 저평가 문제는 1년 전에 비해 주가 하락 폭이 작년 한 해 이익 규모 감소 폭에 비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시가총액은 1년 전과 비교해 13% 가량 줄었고 이익 규모는 8% 감소했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주식 중 시가총액 상위 30종목 중 특히 낮은 수준을 기록한 종목은 은행주다. 신한지주의 경우 PER은 6.77, PBR은 0.59에 머물렀다. KB금융은 PER 6.02배, PBR 0.54배에 그쳤다. IT 에너지 증권 등도 저평가 섹터로 꼽힌다.
국내 증시 저평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 내 지배적인 목소리다. 기업 실적이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대외적 변동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양증권은 "미국 중국의 경제 성장과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시화 등 대외적 기대 요인에 코스피 지수가 상승할 수 있겠지만 탄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4~5월 실적시즌 중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향후 미국 통화정책 당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불식된 후에는 코스피 지수 상승 재개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