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증권사들이 실적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채권·주식 등 전통자산 트레이딩이 이익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딜을 따내며 그간 부진했던 부동산 금융에서 회복세를 보였다.
중형사들의 족쇄였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완화된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그간 PF 유동화물이나 대체투자자산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아왔지만 올해 들어 적립액을 크게 줄였다. 다만 여전히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일부 증권사는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부동산 PF 회복 시동 건 교보, 1위
자기자본 상위 11~26위에 해당하는 증권사 15곳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7348억7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109억원) 대비 5000억원 늘어난 규모이며 증가율은 248%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5개의 증권사가 영업이익에 적자를 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손실을 기록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교보증권은 작년 상반기에 이어 올해도 중형사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13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3% 성장했다. 금리 안정세에 힘입어 채권 평가이익과 운용수익이 개선됨에 따라 자기매매 이익이 89% 늘었다. 위탁매매는 차액결제거래(CFD) 거래 확대 덕분에 52% 확대됐다.
IB부문도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2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았으나 올해는 적립 규모를 6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PF 신규 딜 수주를 재개하면서 채무보증 수수료가 14% 증가했다. 이에 따라 IB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0%대에서 올해 28%까지 확대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영업이익 848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57% 증가해 15개 증권사 중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적자를 냈던 IB부문이 흑자로 전환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상반기 31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338억원의 흑자를 시현했다. 충당금도 480억원에서 54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인수주선 수수료는 198% 늘어나며 수익을 견인했다. 트레이딩 부문 역시 채권·주식 시장 호조로 이익이 46% 뛰었다.
충당금 부담 벗어난 아이엠·다올·SK, 흑자전환
작년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던 아이엠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은 올해 나란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이엠증권은 2022년부터 매 1000억원 넘는 충당금을 적립하며 2년간 연달아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엔 충당금 부담에서 벗어나 6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작년 15개사 중 최하위였던 영업익 순위는 올해 3위까지 뛰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951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하며 PF 대응에 집중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는 6억원을 환입했다. 덕분에 IB부문이 지난해 1869억원 적자에서 올해 7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리테일 부문도 흑자로 전환했으며, 위탁중개·자산관리 등을 합친 리테일·홀세일 수익은 5배 늘었다. 회사 측은 대출중개 영업 규모 확대와 공동영업팀 제도 덕분에 영업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도 충당금 부담이 줄며 인수주선 부문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255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PF 익스포저 축소, 충당금 부담 완화와 일부 환입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채권트레이딩도 호조를 보이며 자기매매 부문 이익 75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증권 역시 충당금 적립 규모를 줄인 가운데 52억1000만원의 흑자를 거뒀다. 지난해까지 1096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올해는 계열사 관련 충당금만 200억원 쌓고 PF 관련 충당금은 새로 적립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IB부문은 지난해 354억원 적자에서 올해 389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자기매매와 저축은행 부문도 흑자 전환했으나 위탁매매는 오히려 적자가 확대됐다.
출범 1주년을 맞은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14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신 우리종합금융 대비 191% 성장한 수치다. 종합금융과 세일즈&트레이딩(S&T) 부문이 호조를 보였고, 3월 투자매매업 본인가 취득으로 위탁매매 부문에서도 수수료 수익이 발생했다. 다만 위탁매매의 경우 수익(85억원)이 영업비용(130억원)을 밑돌면서 순영업수익은 적자였다.
충당금 부담 여전했던 유안타·IBK는 역성장
반면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1년 전보다 이익이 뒷걸음쳤다.
유안타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6.3% 줄어든 39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인수영업 부문이 지난해 123억원 흑자에서 올해 26억원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인수주선·채무보증 수수료는 늘었지만 PF 충당금 반영으로 실적이 깎였다. 회사 측은 "하반기 예정된 딜 클로징과 선별적 구조화금융, 수도권 공동주택 투자 등으로 수익 창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위탁매매에서는 900억원대 높은 이익을 유지했고 WM과 자산운용 부문 이도 전년 대비 성장했다.
IBK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19억4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3% 감소했다. S&T를 제외한 전 부문 이익이 줄었고, IB 부문도 충당금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예정된 딜이 하반기로 순연되고 기존 투자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실적을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기존 사업의 성장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시너지 확대,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