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초 손실이 확정된 벨기에펀드를 판매한 금융회사들의 불완전판매 의혹을 살피기 위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이 소비자보호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겠다고 밝힌 직후인 만큼 검사 대상이 된 은행과 증권사 사이에선 긴장감이 감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벨기에펀드를 판매한 한국투자증권,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들어갔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투자검사국이, 두 은행은 은행검사국이 각각 맡아 진행한다.
문제가 된 펀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설정한 상품으로 벨기에 정부기관이 임차 중인 오피스 건물의 장기임차권에 투자하는 구조다. 2019년 설정된 이 펀드는 총 900억원 규모로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589억원이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팔렸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올해 1월 손실이 확정됐다. 지난해 수익자총회를 열어 만기를 연장하며 버텼지만, 결국 선순위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이후 대주단이 건물 매각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은 사실상 투자금 전액을 잃었다. 이에 일부 투자자는 판매사들이 투자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금감원과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왔다.
금감원은 민원을 접수한 뒤 개별 사례를 검토하며 판매사들에 자율배상을 권고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이에 따라 일부 배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번 현장검사를 통해 판매 절차 전반을 직접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9일 전 직원 결의대회에서 "조직 운영과 인사, 업무 절차를 금융소비자보호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의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벨기에펀드 불완전판매 의혹을 질의하기 위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한 바있다.
이번 검사에서 판매절차에 관한 내부통제 부실이 드러날 경우 배상 비율이 최대 80%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펀드 사태 당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판매사에 원금의 40~80%를 배상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 회사의 판매 과정 전반에서 문제가 확인된 경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한 배상 비율을 인정하게 된다"며 "판매사도 이를 반영해 배상을 진행할 것"이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이 사모펀드가 아닌 공모펀드인 만큼 불완전판매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사모펀드는 개별 권유와 설명 과정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반면, 공모펀드는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 등 주요 정보를 모두 공시해 판매사의 설명의무 위반 과실을 물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