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증강현실) 헤드셋 수요가 급증하면서 보급 속도가 점차 빨라질 전망이다. 한때 미래 사회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VR(가상현실)이 아닌 AR이 미래를 이끌어갈 기술로 더 주목받는 것이다.
VR은 몰입감이 높지만 현실을 차단하는 단점이 있다. VR 헤드셋을 착용했을 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반면 AR은 현실에 가상을 더해 전문가들로부터 차세대 대표 단말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까지 나온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보고서(위클리 이슈)에 따르면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 리서치는 AR과 VR 헤드셋 출하량이 2021년 1100만대에서 2022년 3000만대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출하량은 점차 늘어 2025년 1억50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VR보다 AR의 영향력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VR과 AR은 시각적으로 가상 경험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가상만을 보여주는 VR과 달리 AR은 현실에 가상을 더했다는 차이가 있다. VR이 처음엔 이용자의 흥미를 더 끌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이용자와 현실을 단절시키거나 소외시킬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을 차단해 장기간 이용했을 때 메스꺼움을 유발하거나 정신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반면 AR은 현실 세계에 추가 정보를 더해 이용자와 현실을 단절시키지 않으면서도 여러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단말기를 비교했을 때, VR처럼 완전히 새로운 가상 공간을 만들지 않고 실제 세계에 일부 정보만 더하면 되기 때문에 장비가 비교적 가볍고 사용하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디바이스를 안경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적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비전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시력 교정용 안경을 착용하는 이는 약 2억명에 달한다. 세계적으론 20억명이 안경을 착용한다. 소비자들이 친숙한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더 높은 점을 고려했을 때, 안경 형태의 AR 헤드셋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보고서는 "전문가들은 사용 편의성, 친밀성 등을 이유로 스마트폰 대체품으로 AR에 주목한다"며 "실제로 오포, 퀄컴 등 기업도 AR 헤드셋을 스마트폰의 확장판으로 내다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검색 등의 기능을 더한 사례도 등장했다. 구글은 이용자가 보고 있는 사물을 검색하는 '멀티서치' 기능을 최근 발표했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구글맵 이용자가 현재 바라보고 있는 곳을 파악해 인근 상점이나 경로 등을 안내하는 기능이다.
구글은 앞으로 더 넓은 장면에서 여러 개체에 대한 정보를 찾아내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 텍스트 검색과 음성 검색에 더해 시각적 검색이 앞으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일각에선 구글이 AR 헤드셋을 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보고서는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애플이 빠르면 2023년 1월에 혼합현실 헤드셋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며 "몰입형 게임과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T매체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애플은 2022년 2월 헤드셋의 주요 생산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8월이나 9월경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며 애플이 AR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편 보고서는 "미래 사회로 나아갈수록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일상생활에서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현실을 증강하거나 보다 편안한 현실로 탈출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시장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