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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추억"···옛 게임 문 닫는 이유

  • 2023.01.23(월) 10:30

카트라이더·천애명월도·엘리온 등 종료
성장둔화 돌파 위해 콘솔게임 등 주목

카트라이더를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기보다는 신작개발 등에 자원을 투입해 성장 정체를 돌파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서비스 종료 게임 잇따라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레이싱 PC게임 '카트라이더'가 3월31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조재윤 니트로스튜디오 디렉터는 지난 5일 열렸던 카트라이더 이용자 온라인 간담회에서 "PC 카트라이더의 노후화, 신규 이용자와 기존 이용자 사이의 격차 문제 등이 지적됐다"며 서비스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카트라이더 종료 소식에 앞서 다른 게임도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천애명월도'는 지난 19일 문을 닫았다. 천애명월도는 무협을 소재로 삼았음에도 공개 테스트(OBT) PC방 인기 게임 8위에 오르며 이용자의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다. 

크래프톤이 2020년 출시했던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도 3월2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엘리온은 개발 기간만 6년이 걸린 크래프톤의 기대작 중 하나였다.

찬바람 부는 게임업계

이용자의 관심을 모았던 옛 게임이 문을 닫는 배경에는 게임업계의 성장률 둔화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산업 총매출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0조991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의 국내 게임시장 성장률인 21.3%의 절반에 못 미친다.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은 각각 8.5%와 5.9%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가 예전만큼의 성장을 못 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옛날 게임과 더불어 다른 사업을 정리하는 이유"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게임사는 덩치를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다음달 17일 '유니버스' 서비스를 종료한다. 유니버스는 2021년 엔씨소프트가 시작한 팬덤 플랫폼이다. 넷마블은 마케팅비와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용을 효율화하겠다고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콘솔 게임·해외진출 '돌파구'

얼어붙은 게임 시장에 변화를 주기 위해 국내 게임 업계는 콘솔 게임(플레이스테이션 등과 같은 전용 게임기를 TV, 모니터에 연결해 즐기는 게임)의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록버스터(AAA)급 PC·콘솔 게임인 '쓰론 앤 리버티(TL)'를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아직까지 TL의 해외 퍼블리셔(배급사)가 정해진 부분은 없다"며 "오는 2월 중순으로 예정된 실적 발표에서 TL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펄어비스는 흥행작 '검은사막'을 잇는 콘솔 게임인 '붉은사막'을 개발하고 있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붉은사막은 최고의 완성도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며 "내년(2023년) 하반기 중 붉은사막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게임업계가 콘솔게임에 진심인 이유는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인 모바일 게임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데이터 분석 업체 '뉴주'는 지난해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의 연 매출이 지난해 985억달러(약 121조7165억원)에서 올해 922억 달러(약 113조9315억원)로 6.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쪼그라들자, 두번째로 큰 시장인 콘솔 게임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PwC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601억달러(약 74조3677억원)다. 이 중 북미와 유럽의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각각 234억달러(약 28조9458억원), 268억달러(약 33조1516억원)로 세계 콘솔 시장의 83.5%를 차지했다. 콘솔 시장 공략이 곧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다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기 전에 게임의 근본적인 콘텐츠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지훈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협회 부회장은 "게임 개발에 앞서 시장 조사를 통한 수요 조사가 밑바탕 되어야 한다"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같이 수년간 반복적으로 나왔던 장르와 콘텐츠는 국내·외 이용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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