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주도한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등 회사 외연을 확장하는 외부 투자와 동시에 투자금 유치까지 책임지는 인물들을 중용하고 나서 눈길을 쓴다.
카카오는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소재 본사에서 제28기 주주총회를 열어 △재무제표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하향 △자기주식 소각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등 9개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는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를 사내이사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의 경우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투자' 관련 경영진을 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 측은 이와 관련 "배재현 대표는 자본 유치와 투자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등 기업 가치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사회는 배 대표가 카카오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등 다방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올해 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최근에는 SM엔터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가 중국 알리페이로부터 투자받고, 북미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래디시와 타파스를 인수하는데도 중심 역할을 하면서 카카오의 자금 수혈과 외연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회사 역량 강화와 생태계에 상생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배 대표와 정 대표의 역량이 회사 성장과 이사회 다양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배 대표가 카카오 이사회 의장으로도 거론되나, 카카오 내부에선 사외이사 가운데 의장을 선출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외부 인사가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성이 카카오가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관점에서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합류시키면서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 구성을 완료했다.
또한 카카오는 자기주식 소각의 건 승인을 통해 189만7441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주가가 2배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을 포기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날 카카오가 주총을 통해 홍 대표에게 스톡옵션 5만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으나, 최근 조수용·여민수 등 전임 대표들이 각각 300억원이 넘는 스톡옵션 행사로 주목을 받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올해는 지난 10년간 카카오가 압축 성장하는 동안 가려져 있던 문제들을 점검하면서 사업의 구조부터 조직 문화까지 경영 전반에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며 "또한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좀 더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