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서브컬처 게임이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소수 문화인 일본 애니메이션풍 그래픽 디자인이 적용된 게임을 뜻한다. 게임사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꾸준한 성공을 위해 콘텐츠 다양화와 현지화 전략을 앞세울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사가 배급하고 있는 서브컬처 게임인 '에버소울'을 올해 4분기 중 일본 시장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에버소울은 올해 1월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글로벌 출시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최근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차원 게임의 경우 동남아와 일본이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에버소울의 일본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게임즈가 지난 2021년 내놓은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올해 3월 '판호'를 발급 받으며 중국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판호는 외산 게임이 중국 내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일종의 허가증이다.
국내 서브컬처 게임은 해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엿본 상황이다. 에버소울은 글로벌 출시 한 달만에 1300만달러(약 1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루 아카이브는 사전예약을 시작한지 19일만에 100만명의 예약자를 모았다. 이와 함께 공개된 첫 영상은 400만명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국산 서브컬처 게임의 성과가 '반짝 성공'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출시 초기 모습은 마치 기업공개(IPO)와 비슷하다"며 "출시 초반에 높게 찍힌 주가(인기)를 길게 이어갈 현지에 맞는 전략을 꾸준히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게임 개발사 '화요버스'가 만든 서브컬처 게임 '원신'은 2020년 출시 당시 게임 배경으로 7개의 국가를 설정하고 현재 4개국까지 공개했다. 꾸준히 추가되는 콘텐츠를 통해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원신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 40억달러(5조3000억원)를 돌파했다.
에버소울의 흥행 장기화 전략은 적극적인 현지화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일본 현지 성우 초빙을 통한 풀더빙 지원 등 철저한 현지화 통해 에버소울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현재 영어와 중국어 간체, 한글 자막만 되는 상태지만 일본어 자막을 삽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함구하고 있다. 업계는 넥슨게임즈가 기존에 거뒀던 성과를 바탕으로 콘텐츠 다양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를 활용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과 만화책을 발매하기도 했다. 일본에 발표한 블루 아카이브 그림책(아트북)은 일본 아마존 도서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캐릭터 수집 등에 큰 애착을 보이는 서브컬처 게임의 이용자의 특성은 결국 매출로 이어진다"며 "서브컬처 게임의 종주국 격인 일본과 원신 등 자국 게임이 큰 힘을 발휘하는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시장별 전략을 잘 세워 팬덤을 두텁게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