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또 1조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가입 증가세는 잦아들었지만 5세대 이동통신(5G) 수익성이 여전히 굳건한 데다 비통신·신사업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져서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5G 가입자의 하향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인공지능(AI)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등 새 먹거리가 당장의 수익으로 이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SKT·LGU+, 전년 동기보다 수익성↑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석달 내 예상한 이동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 평균치는 전년 동기 대비 4.31% 감소한 1조1517억원이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 4868억원, KT 3904억원, LG유플러스 274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4.55% 늘어날 전망이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3.79%, 3.71%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의 경우 임금단체협약 비용이 반영돼 영업익 감소폭이 두 자릿수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 3사는 직전 분기(1조3275억원)에도 영업익 1조원을 가뿐히 넘긴 바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1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익을 쓰게 된다.
일단은 유무선통신 부문의 건재함이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월등한 5G 요금제가 아직은 꿋꿋하게 버텨주고 있어서다. 여기에 5G 시장이 하향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6일 공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8월 기준 3150만8059명이다. 전월 대비 40만7956명 증가한 수치다. SK텔레콤이 1500만9720명으로 가장 많고 KT 943만3889명, LG유플러스 675만5872명이다.
5G 중간요금제의 역할도 컸다. 이들 통신사는 올해 4월부터 40~100GB(기가바이트) 구간의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며 고가 요금제 이용자의 다운셀링을 유도했다. 이에 기존 LTE 가입자의 5G 전환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5G 중간요금제 출시 이후 LTE에서 5G로 요금제를 바꾼 이용자가 실제 늘었다"고 말했다.
비통신 부문의 실적도 견조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이미 직전 분기에도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비통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서 성장성을 증명했다.
5G 둔화는 필연?…'밝지만은 않은 미래'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5G 가입자가 본격적인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정부의 규제 환경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5G 가입자는 앞서 보듯 매달 늘고 있지만, 순증 추이로 보면 감소세다. 실제 월별 5G 순증 가입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최소 50만건대에서 많게는 70만건 중반대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30만~40만건을 겨우 수성하는 수준이다.
경쟁관계라 할 수 있는 알뜰폰 시장도 무섭게 컸다. 알뜰폰은 2020년 6월 이후 계속 가입자 순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점유율이 18.4%까지 치솟아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20.9%)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구도 부담이다. LG유플러스가 최근 5G 요금제 저가 구간을 다양화한 '너겟 요금제'를 내놓자,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직접 "'3위 사업자가 이런 걸 해야지'라고 할 정도로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정부는 통신비 절감에 관심이 크다. 이에 업계는 SK텔레콤과 KT도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형 갤럭시 폴드·플립에 이어 아이폰 출시에도, 5G 순증 가입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아 향후 이동전화매출의 정체 또는 감소 전환이 우려된다"며 "정부가 저가 요금제 출시와 데이터 이월 제도를 계속 권고하고 있다는 점도 (통신사들에게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