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반감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전망이 엇갈린다.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끄는 호재로 꼽힌다. 그러나 이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이 선반영됐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반감기는 오는 20일(한국시간) 오전에 시작될 예정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는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으로, 설계에 따라 지금까지 총 세 차례의 반감기를 겪었다. 블록당 채굴보상은 기존 50개에서 2012년(1차) 25개, 2016년(2차) 12.5개, 2020년(3차) 6.25개로 줄었다.
이번 반감기를 지나면 블록당 채굴 보상은 3.125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반감기를 거치면 공급량이 줄어드는 만큼, 반감기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신호로 여긴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과거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전 6개월 간 61%, 반감기 후 6개월 간 348% 상승했다.
다만 과거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은 반감기로부터 두 달 전에는 떨어지고, 반감기 직후에는 횡보했다. 3차 반감기로부터 두달 전인 2020년 3월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6000달러대로 떨어졌다. 반감기 직후에는 개당 8000달러대로 회복하고 한동안 조정을 거쳤다.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반감기로 인한 채굴자 보상 감소는 비트코인 공급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하루나 일주일안에는 큰 영향이 없더라도 6개월에 걸쳐 비트코인 강세가 증폭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최근 일부 매도세가 있었지만 이전 반감기에서도 보았던 통합 단계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이번 반감기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당국이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해 시장이 과열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예상보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 리스크'도 고려해볼 문제다.
반감기보다는 그 외의 거시경제 요소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릭 마에다 프레스토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반감기는) 구조적으로 확실히 낙관적인 이벤트"라면서도 "반감기가 기존에 3번만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감기가 지나면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해 물량을 대거 매도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10x리서치의 마커스 티엘렌은 "채굴자들이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청산하고, 시장에 대규모로 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9일 오후 5시24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497만2000원으로 전일(9375만9000원) 대비 1.2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