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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 해킹' 카카오, 과징금 151억…행정소송 검토

  • 2024.05.23(목) 12:00

개인정보위 "안전조치·신고·통지 의무 위반 "

카카오가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51억원과 시정명령을 처분받았다. 카카오는 이에 즉각 반발하면서 행정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해커, 카카오톡 오픈채팅 취약점 이용해 개인정보 불법거래"

개인정보위는 지난 22일 제9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4196만원과 과태료 78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처분결과를 공표하기로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불법 거래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 개인정보위는 카카오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조사 결과, 해커는 오픈채팅방의 취약점을 이용해 오픈채팅방 참여자 정보를 알아내고 카카오톡의 친구추가 기능 등을 이용해 일반채팅 이용자 정보를 알아냈다. 

이런 정보를 '회원일련번호'를 기준으로 결합해 개인정보 파일을생성,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개인정보위는 카카오가 카카오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카카오가 익명채팅을 표방하며 오픈채팅을 운영하면서 일반채팅에서 사용하는 회원일련번호와 오픈채팅방 정보를 단순히 연결한 임시 ID를 만들어 암호화없이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2020년 8월부터는 오픈채팅방 임시 ID를 암호화했지만, 기존에 개설한 일부 오픈채팅방은 암호화가 되지 않은 임시 ID가 그대로 사용됐고, 이 오픈채팅방에서 암호화된 임시 ID로 게시글을 작성하면 암호화를 해제한 평문 임시ID로 응답하는 취약점도 확인됐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해커는 이러한 취약점을 이용해 암호화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오픈채팅방의 임시 ID와 회원일련번호를 알아낼 수 있었고, 회원일련번호로 다른정보와 결합해서 판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 공개된 카카오톡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 등을 이용한 각종 악성행위 방법이 이미 공개돼 있었는데도, 카카오는 이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가능성 등에 대한 점검과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개인정보위는 판단했다.

또한 카카오가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유출 신고뿐 아니라 이용자를 상대로 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위는 이에 따라 카카오에 이용자 대상 유출 통지를 할 것을 명령하는 동시에 개인정보위 홈페이지에 처분 결과를 공표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카카오톡 같이 대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잘 알려진 보안 취약점을 점검·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계·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노력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카오 "행정소송 적극 검토"

카카오 측은 개인정보위의 처분 결과에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개인정보위에 적극적으로 소명했으나 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어 매우 아쉽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 대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원일련번호와 임시 ID는 메신저를 포함한 모든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며 "이는 숫자로 구성된 문자열로서 그 자체로는 어떠한 개인정보도 포함하고 있지 않고, 이것으로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사업자가 생성한 서비스 일련번호는 관련법상 암호화 대상이 아니므로 이를 암호화하지 않은 것은 법령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카카오는 해커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자체 수집한 것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법성 판단에 고려해선 안 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유출 신고와 이용자 대상 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상황을 인지한 즉시 경찰에 고발하고,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도 신고했다"며 "지난해 3월 전체 이용자 대상으로 주의를 환기하는 공지를 카카오톡 공지사항에 게재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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