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혁신을 위한 고속도로 역할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역 거점의 AI 데이터센터(DC) 구축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 공급, 전국 통신망을 활용한 에지(Edge) AI 등 3대 중심축을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AI DC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4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SK AI Summit 2024)'의 키노트 세션에서 "우리나라가 높은 수준의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ICT 강국 반열에 올랐던 것처럼, 인프라에서 출발하는 성공 방정식을 AI 시대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를 구축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룹사 기술역량 결집한 GW급 AI DC
SK텔레콤은 먼저 국내 지역 거점에 100MW(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 하이퍼스케일 AI DC를 시작으로, 그 규모를 GW(기가와트)급 이상으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거점의 AI DC는 수소나 태양광, 풍력 등 지역 신재생에너지에 활용할 수 있다.
유 사장은 "SK텔레콤과 SK가 보유한 고효율의 차세대 반도체와 액침냉각 등 에너지 솔루션, AI 클러스터 운영 역량을 결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AI DC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에 앞서 그룹 역량과 파트너사가 보유한 다양한 솔루션이 결집된 AI DC 테스트베드를 오는 1월 경기도 판교에 연다. 엔비디아 최신칩과 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AI반도체와 차세대 액체 냉각 솔루션 3종을 비롯해 GPU 가상화 솔루션, AI 에너지 최적화 기술 등을 구현해 미래향 AI DC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GW급 AI DC를 통해 50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55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175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 지역에서의 AI 첨단산업 육성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람다와 H100 GPUaaS…H200도 도입
3대 중심축 가운데 두번째는 GPUaaS로 실현한다. SK텔레콤은 국내 GPU 공급 부족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를 AI DC로 전환해 클라우드 형태로 GPU를 제공하는 GPUaaS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람다와 협력해 내달 AI 반도체인 H100 기반의 GPUaaS를 시작으로, 내년 3월에는 국내 최초로 최신 GPU H200을 도입해 고객사 수요에 맞춰 물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람다는 현재 엔비디아로부터 GPU를 우선 공급받고 있다.
K-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형 소버린 AI'도 구현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1000억원을 투자해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SK하이닉스의 HBM, SK텔레콤과 파트너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AI DC 솔루션을 결합한다.
아울러 국내 최대 규모의 NPU팜(Farm)을 구축하고, 정부와 협력해 공공영역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 K-AI 스타트업과 협력해 AI 기술 자립을 주도한다.
전국 통신망 활용한 '에지 AI' 구현
3대 중심축의 마지막은 에지 AI다.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AI 컴퓨팅을 결합한 인프라인 에지 AI는 대규모 AI DC보다 저지연, 보안, 개인정보 보호 강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 '온디바이스 AI' 대비 대규모 AI 연산이 가능해 기존 AI 인프라와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전국에 연결된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AI DC와 온디바이스 AI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에지 AI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는 선행 기술 연구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AI DC 구축·맞춤형 서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외 여러 기업과 협력해 헬스케어, AI 로봇, AI 폐쇄회로(CC)TV 등 6개 영역에서 에지AI 특화 서비스 발굴을 위해 다양한 PoC(실증사업)를 추진 중이다.
유 사장은 "지금까지 통신 인프라는 속도와 용량 싸움이었지만, 이제는 네트워크 진화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결국 6G(6세대 이동통신)는 통신과 AI가 융합된 차세대 AI 인프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