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대(5G) 이동통신과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구분을 없앤 통합요금제가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출격한다. 이들 요금제가 실제 가계통신비를 줄이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5G·LTE 통합요금제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으로 이동통신3사 중 통합요금제를 가장 먼저 내놓는다. KT 관계자는 "현재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점은 특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상반기 출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 역시 지난해 11월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사 간 간담회에서 올해 1분기까지 통합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통합요금제는 5G·LTE 세대별 기술방식의 구분 없이 데이터 용량이나 전송속도에 따라 가입자가 직접 요금을 선택하는 상품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 속에서 일부 LTE 요금제가 5G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이어지자 그 필요성이 대두됐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업무계획에 통합요금제 출시를 명시했다.
이통3사는 사전 작업격으로 연초부터 5G보다 비싼 LTE 요금제 신규 가입을 중단시켰다. 3사 합산 LTE 요금제 235종 가운데 134종에 대한 것으로 전체 LTE 상품의 57%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통합요금제 출시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안팎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는 통합요금제가 실제 통신비 인하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업계 우려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신사들은 앞서 2만~3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여럿 출시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너겟' 요금제 같은 초개인화된 맞춤형 상품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요금제로 오히려 통신비 체계가 더욱 복잡해져 소비자 피로도만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도 이통3사와 알뜰폰 업체 14곳이 판매 중인 요금제는 2000개가 넘는다. 자칫 선택권 확대라는 명목이 소비자 효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존하는 요금제 종류도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며 "결국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 문제인데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정책적 요금 설계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