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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가상자산거래소 지분규제 반대 '한목소리'

  • 2026.02.26(목) 18:18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방향 점검 토론회
민병덕 "공공이익 환수 우선해서는 안돼"
전문가들 "소비자보호·입법 목적 불분명"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백지현 기자

여야가 디지털자산기본법 핵심 쟁점을 두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에 관해 말을 아끼던 여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도 금융위원회 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소비자 보호라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뿐더러 법적 근거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야 한목소리로 금융위 안 반대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주식·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 소속 김상훈·최보윤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소속 민병덕 의원 등 여야 인사들이 참석했다.

여야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안에 대해 공통적으로 의문을 표했다. 금융위는 최근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부 입법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거래소를 사후적으로 규제하겠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신뢰가 곤두박질할 수 있는 위험한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발판이 되어야지 발목잡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혁신산업에 필요한 것은 통제의 틀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금융위가 제안한 거래소 지분규제를 전격 수용키로 하면서 디지털자산 TF를 패싱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민 의원은 토론회 후에도 금융위 안에 대해 직접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금융당국이) 지분제한 목적에 대해 이용자보호나 시장건전성 확보를 얘기하지만 실질은 그게 아닌 것 같다"며 "디지털자산시장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면 이익을 공공이 환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공공이익 환수는 동의하지만 1번이 되면 (시장이) 죽을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커진 다음에 공공이익도 더 많이 환수할 수 있다고 보기에 금융당국의 제안에 동의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해 절충안을 마련해 2~3주 내 최종 입법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감기걸리면 다리자르나"

전문가들은 법적 관점에서 거래소에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봤다.

최승재 세종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거래소가 거시건전성이나 미시적 규율 측면에서 은행과 같은 시스템 리스크를 가진다는 증빙을 찾지 못했다"며 "4살 아이에게 20살 성인과 같은 추를 달고 뛰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보호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왔다. 최 교수는 최근 빗썸 사고를 언급하며 "열이 나면 감기인지 폐렴인지 봐야 하는데,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내부통제 문제"라며 "지분 규제와는 실질적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입법 목적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헌법상 재산권 침해 소지도 거론됐다. 헌법 제23조는 재산권 보장을 규정하고, 제37조는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을 허용하되 과잉금지와 본질적 내용 침해를 금지한다.

최 교수는 "감기에 걸렸다고 다리를 자를 수는 없다"며 "대주주 지분 매각이라는 수단이 불가피한지, 덜 충격적인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분 규제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를 공적 인프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상 한국거래소(KRX)와 대체거래소(ATS)의 경우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를 일정 수준 초과해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는 특정 증권사가 높은 의결권을 통해 시장을 유리하게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증권시장은 장내파생상품이 공정하게 가격을 형성하고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점에서 공공성을 인정받는다"며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소는 상장 정보 등을 제공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공적 인프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51% 룰, 행정편의주의"

은행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에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이른바 '51% 룰'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분 구조는 안정성을 위협하는 정보 비대칭, 담보 유동성, 시장 신뢰의 네트워크 외부성 등 세 가지 위험을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드 기반의 웹3.0 환경은 기관 중심 거버넌스와 구조가 달라 지분 규제로는 기술적 공백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은행 중심 구조로 가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성을 놓칠 수 있다"며 "그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더라도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구조적 한계와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류경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행인의 본질적 요건은 은행인지 아닌지가 아니다"라며 "준비자산이 안전하게 쌓이는지, 완전한 담보기능을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발행보다 유통이 논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도 이와 관련해 "은행이 50%+1주를 갖게되면 책임을 질 것이라는 건 추상적인 사고"라며 "규제당국이 규제를 편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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