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가 2개월째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과 후속조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이어진 8.28 전월세 대책 전후로도 주택 매매시장에 온기가 살아나며 미분양이 속속 팔린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음에도 줄기는 커녕 늘어나는 추세다. 왜일까?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8119가구로 전월 6만7672가구보다 447가구 늘었다고 30일 밝혔다. 전국적으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국토부는 "기존 미분양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경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신규 미분양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분양 할인 분양 등 건설사들의 판촉 노력과 연내 구입시 입주 후 5년간 양도소득세 면제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기존 미분양은 줄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늦춰온 신규 물량을 최근들어 꾸역꾸역 밀어내다보니 전체 미분양 규모는 커져가고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기존 미분양은 지난 7월 4128가구, 8월에는 4918가구가 줄었다. 하지만 새로 발생한 미분양이나 등록 누락 등으로 늘어난 미분양 증가분은 7월 6728가구, 8월 5365가구로 감소분보다 많았다.
특히 8월 수도권 미분양은 전월보다 1577가구 증가한 3만6903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분양 사상 최고치였던 1995년 10월 4만1000여가구와도 불과 4000여가구 차이다.
8월의 경우 기존 미분양은 수도권에서 1982가구, 지방에서 2936가구 줄었지만 새로 등록된 미분양은 수도권 3559가구, 지방 1806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1448가구)와 경기도 고양시(1736가구)에 대규모 신규 미분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에서는 GS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에서 총 4300가구(전용면적 59~175㎡) 규모의 'DMC가재울4구역' 아파트를 7월부터 일반분양(1550가구)하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요진건설산업이 지난 6월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2404가구(전용 59~244㎡) 규모의 '일산 요진 와이시티'분양을 시작했다. 두 곳 모두 순위별 청약에서 입주자를 채우지 못하고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책 효과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미분양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대형 신규 분양 단지에서 새로 생긴 미분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 미분양의 경우 경남 양산 등지에서 신규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기존 미분양도 꾸준히 감소해 전월보다 1130가구 줄어든 3만1216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규모별로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이 3만84가구(수도권 2만982가구, 지방 9102가구)로 전월보다 395가구 늘었고 85㎡ 이하는 3만8035가구(수도권 1만5921가구, 지방 2만2114가구)로 전월보다 52가구 증가했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73가구 줄어든 2만6453가구(수도권 1만5656가구, 지방 1만797가구)로 집계됐다.
▲ 지역별 미분양 추이(자료: 국토교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