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분양가 공개, 안돼 안 해줘 돌아가
3. 이제 믿을 건 신통기획 뿐..
평당 분양가 천만원? 공사비가 천만원!
3.3㎡(1평)당 무려 1000만원! 강남에선 분양가가 평당 1억원짜리 아파트도 있는데 이정도면 저렴한 거 아니냐고요? 분양가가 아니라 공사비가 평당 1000만원에 육박한 아파트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서울 동대문구 용두1-6구역 재개발단지인데요.
용두1-6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공사비를 총 6614억원으로 평당 922만5000원에 책정했어요. 이는 웬만한 강남권 아파트의 공사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요. 종전 역대 아파트 신축 공사비 중 최고액이었던 서울 서초동 아남(166가구) 재건축 사업의 평당 875만원보다 높습니다.
용두1-6구역이 지상 최고 61층, 아파트 999가구 및 오피스텔 85실의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공사비가 높아 보이는데요. 시장에선 조합이 원자잿값 상승분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높게 책정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래야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도 그럴것이 최근 주택 매수 심리는 한풀 꺾인 가운데 자잿값 등이 급증하자 착공을 미루는 사업장이 늘고 있거든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2만3082가구로 전년 동기(31만937가구) 대비 28.3% 급감했어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처럼 이미 시공 계약을 맺었지만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리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에 처음부터 공사비를 높게 책정해 건설사를 유치하는 정비사업 조합들이 눈에 띄고 있는데요. 기세등등하던 조합들이 한 발씩 물러나기 시작한걸 보니 시장이 바뀌긴 바뀌고 있나 보네요. 그런데 공사비가 이렇게 오르면 분양가는 또 얼마나 오를지.. 흑분양가 공개, 안돼 안 해줘 돌아가
"대체 원가가 얼마야!" '억'소리 나는 아파트 분양가를 보면 원가가 궁금해지곤 하는데요.(나만 그래..?) 원가를 알아야 분양가가 적절하게 책정된 건지 거품이 낀 건지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이에 SH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사가 건설한 단지의 건설원가, 택지조성원가 등 분양원가를 공개하기 시작했는데요.
SH공사는 국토부와 LH도 분양원가 공개에 동참해야 한다고 봤지만 쉽지 않을듯 해요.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분양원가 공개 관련 한 토론회에서 "분양원가를 공개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서울 집값의 경우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며 "공공의 경우 분양원가를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자연스레 화살은 LH로 향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경실련 정책국장은 "지난 5년간 LH에서 많은 이익이 난 것으로 안다"며 분양원가 공개로 쇄신하라고 촉구했어요. 그러나 LH와 국토부는 '신중론'을 내세우며 발을 뺐어요. LH는 현재 택지비와 원가를 적절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반박했고요. 국토부는 분양원가 공개로 인한 주택공급 위축이나 공사비 절감에 따른 품질저하 등의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물론 부동산 시장이 꺾이면서 주택 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분양원가 공개까지 하면 시장이 더 경색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수요자들의 마음에 꽂힌 건 김헌동 SH공사 사장의 일침이 아닐까 싶습니다. "손해나 이익이 왜 어느 정도 났는지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 공기업의 의무다. 원가 아닌 원가주택, 원가 모르는 원가주택이 공급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요. 이제 믿을 건 신통기획 뿐..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또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요. 신통기획은 도심 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한 제도인데요. 민간이 주도하는 정비사업 모든 과정을 공공이 지원해 심의기간을 크게 단축하는 방식이라 등장부터 관심을 끌었죠.
서울시가 지난해 실시한 1차 공모에서 24개 자치구에서 총 102곳이 신청해 최종 후보지 21곳이 선정됐고요. 최근 시작한 신통기획 주택 재개발 2차 공모(총 2만5000가구 내외)도 열기가 뜨거워요. 2차 공모는 1차 때보다 공모 기간을 늘려 참여 기회를 늘리고 사업 실현 가능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정량평가 항목에 '찬성 동의율'을 추가했어요.
특히 지난달 있었던 서울 등 수도권 폭우 피해를 감안해 상습 침수지역과 반지하 주택 밀집지역 등엔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는데요. 잦은 풍수해로 침수 기록이 남아있는 상습 침수, 침수 우려 지역과 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는 각 항목별로 최대 5점씩 가점을 주기로 했어요.
신통기획을 준비하는 주민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는데요. 민간주도 정비사업은 생각보다 정부의 규제 완화 속도가 느린 가운데 신통기획 자체가 사업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죠. 믿을 건 신통기획 뿐인 모습인데요. 다만 이번 공모에선 현금청산 대상 세대가 많은 지역은 신청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문턱을 넘기가 쉽진 않아 보이네요. 또르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