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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추진 속속…'재건축 안되면 리모델링 한다고?'

  • 2022.10.07(금) 07:31

'신반포 청구'·'문정 현대' 등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
분당 무지개마을 4단지 1기 신도시 첫 리모델링
리모델링 수요 뚜렷…"이젠 재건축 여부와 관계 없어"

올 하반기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수주 열기가 뜨겁다. 그간 컨소시엄 형태로 리모델링에 참여했던 곳들이 속속 단독으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기존 노후 단지들에 더해 1기 신도시도 리모델링에 가세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그간 리모델링은 재건축 규제를 피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별도의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준공한 지 30년이 채 되지 않은 1기 신도시에선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리모델링 인기…눈독 들이는 건설사들

서울 서초구 신반포 청구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을 선정했다. 이 단지는 1998년에 준공돼 올해 24년을 맞았다. 포스코건설은 기존 2개동 347가구의 아파트를 3개동 376가구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앞서 송파구 문정현대아파트는 지난달 리모델링 시공사로 쌍용건설을 선정했다. 1991년에 준공한 아파트로 기존 지하 1층~지상 10층 1개동 120가구 규모에서 지하 3층~지상 20층 1개동 138가구 규모로 리모델링 된다.

그간 국내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주축을 이뤘다. 쌍용건설은 2000년에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켰고, 포스코건설이 2014년 전담부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포스코건설이 29개 단지의 수주 실적을 쌓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업을 담당했고, 쌍용건설이 17개 단지로 뒤를 잇는다.

최근에는 컨소시엄으로만 리모델링에 참여하던 건설사들이 하나둘 단독으로 출사표를 내면서 시장에 변화가 일었다. SK에코플랜트는 경기 용인시 수지 뜨리에체아파트에서, 한화건설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 무학아파트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이들 건설사는 올해 들어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리모델링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올해 1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키고 대내외적으로 기술력 및 영업력을 강화했다"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대안'?…1기 신도시 등 수요 늘어날듯

정비업계가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는 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뚜렷한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해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친 단지는 작년 말에 비해 41% 증가했다. 작년 12월에는 94곳이 조합을 설립했는데 올해는 9월 기준 총 133곳의 조합이 탄생했다.

최근에는 1기 신도시에서도 리모델링 추진이 확산하고 있다. 아직 재건축 연한(30년)에 도달하지 않은 단지들로 노후한 주거환경을 빠르게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성남시 분당 무지개마을 4단지에서 1기 신도시 최초로 정비사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오는 12월부터 입주민들이 이주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한다. 지난 2016년 시공사를 선정한 후 7년 만에 첫 삽을 뜨는 셈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 문촌마을16단지는 최근 포스코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일산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첫 사례다.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준비 중인 강선마을14단지도 현대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으며 오는 28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하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자기 돈으로 집을 다시 지어서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리모델링 단지에서는 재건축 연한까지 기다리고, 각종 규제에 부딪히느니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빠르게 끝내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리모델링이 재건축과 별개의 시장으로 분리됐다고 본다. 그간 아파트 등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재건축 규제를 피하기 위한 대체재 성격이 강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는 재건축 가능 여부에 따라 리모델링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며 "아파트의 노후 단계, 준공 시기 등에 따라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용적률이 높은 1기 신도시 등에서는 리모델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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