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이 2년 연속 적자와 더불어 외형 역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인프라 사업 일부인 해상 풍력과 플랜트 사업을 다른 계열사 등으로 넘기는 사업구조 재편이 외형 축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의 도급액을 늘리는 데 성공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률 개선을 동시에 꾀한다. 서울역 북부 등 역세권 복합 개발사업과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에도 주력해 꺾인 실적을 들어 올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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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에 넘긴 플랜트…의미는?
㈜한화는 지난 11일 연결재무제표 상 건설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3조7452억원, 영업손실은 30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5조3266억원) 대비 29.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22억원)과 비교했을 때 14배 늘었다.
한화 건설부문의 외형 축소는 일부 인프라 사업과 플랜트 사업 양도, 대형사업(영종도 인스파이어·포레나 수원 장안) 준공의 영향이다. 특히 작년 한화 건설부문은 플랜트 사업을 글로벌 부문에 양도한 뒤 다시 7월1일 한화오션에 넘겼다. 인프라 사업 일부인 해상풍력도 떼내 한화오션에 팔았다. 이에 따라 3분기 매출은 8087억원으로 전년(1조3540억원) 동기 대비 40.3% 줄었다.
한화 건설부문의 적자 폭 확대는 공사원가가 오른 탓이다. 원가율이 높았던 도급 공사가 준공 단계에 접어들면서 비용 반영이 이뤄졌다는 게 한화 건설부문 측의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매출이 줄었지만 적자가 커졌다는 것은 현재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업을 덜어냈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앞으로는 토목과 건축 등 한화 건설부문 주력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 실적 '3개의 열쇠'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에 서울역 북부역세권 공사 진행 및 수서역 환승센터 착공에 따른 매출 반영을 기대한다.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 외에도 고양삼송데이터센터(DC)와 창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등 데이터센터 사업의 매출 확대도 기대한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발달로 인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한화그룹 통합데이터센터와 한화시스템 죽전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신한금융그룹 데이터센터 △NICE·NH·MG새마을금고 IT센터 △동탄 삼성 SDS 데이터센터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등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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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로 인한 실적 개선도 기대한다. 해당 현장의 계약 규모는 지난 2012년 최초 수주 시점에서 8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으로 계약액이 변경됐다. ▷관련기사: 한화 건설부문, 이라크 비스마야 7만가구 마저 짓는다(2024년 12월 6일)
한화 건설부문은 2022년 10월에 공사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발주처인 NIC(National Investment Commission,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가 이듬해 1월 사업 재개를 요청했고 변경계약 협상이 이뤄졌다.
한화 건설부문은 협상 끝에 지난해 12월 NIC 와 종전 계약 금액인 101억2100만달러보다 2억7700만달러를 증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 건설부문 측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도급액이 증가하면서 작년 4분기에는 원가율이 줄고 영업이익도 개선됐다"면서 "올해는 해당 현장에서 3만가구 준공 및 7만가구를 짓는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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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 집중, 수주 60% 확대"
한화 건설부문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13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14조5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8.3% 줄었다. 수주 잔고가 9조2000억원에 달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제외한 수치다.
주요 수주 잔고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1조7719억원 △포레나 천안아산역 6546억원 △고양 삼송 이지스 데이터센터 4179억원 △수서역 환승센터 4417억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4637억원 등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4조2000억원을 신규 수주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신규 수주(2조6000억원)보다 61.5% 늘린 액수다. 건축·개발사업에서만 3조6000억원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수서역 환승센터과 잠실 마이스(MICE) 등이 꼽힌다. 각각의 예상 수주액은 8700억원, 4000억원 등이다.
이외에 인프라 사업에서 560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환경 관련 프로젝트 1600억원과 철도에서 1200억원, 단지(부지조성사업)에서 1000억원 등의 수주고를 쌓는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