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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건면허 1호' 삼부토건, 법정관리 가기까지

  • 2025.02.25(화) 13:54

단기차입금 급증하며 유동성 위기 직면
작년 3분기 680억 영업손실, 부채비율 838%

시공능력평가 71위 삼부토건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매출 감소와 수년간의 영업 적자가 이어진 가운데, 단기차입금 부담이 급증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넘어서지 못했다. 

삼부토건은 지난 24일 이사회 결정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1월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한달 새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내 종합건설사들의 법정관리행이 이어지고 있다. 

1948년 설립한 삼부토건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한 회사다. 마포대교를 비롯해 서울 지하철 1·4호선, 경부고속도로(청주-김천간), 여의도 하저터널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감소와 금융비용 증가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피하지는 못했다.

삼부토건 주요 재무지표/그래픽=비즈워치

현금 줄고 빚 늘고…재무 상황 악화

삼부토건의 단기차입금(별도 기준)은 2022년 865억원에서 2023년 1492억원, 지난해 3분기 말 1577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3년 161억원에서 지난해 9월 69억원으로 줄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도 94억원 규모다. 

1년 내 갚아야 할 돈이 1600억원에 달하는데,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 수준에 불과해 정상적인 차입금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지속된 적자도 부담을 키웠다. 삼부토건은 2020년부터 5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이다.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022년 4363억원에서 2023년 5750억원으로 늘었으나, 작년 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1.7% 줄어든 2688억원 매출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78억원, 당기순손실은 83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022년 808억원, 2023년 782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2023년부터는 매출원가가 매출을 초과하는 구조적인 적자가 계속됐다.

공사를 진행할 때마다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영업 적자 누적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결손금은 2881억원에 달했다.

작년 3분기 말 자본총계는 449억원으로 2023년(1021억원) 대비 절반 아래로 감소하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부채비율은 2022년 161%로 양호했으나 2023년 403%, 지난해 3분기에는 838%로 상승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했다. 

삼부토건 단기차입금 및 현금성자산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유동성 확보 노력했지만…회생 여부 법원 손에 

법정관리 신청 전 삼부토건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차입을 늘리고, 건설공제조합과 농협·수협 등을 통해 담보대출을 확대했다. 보유한 부동산 매각과 공사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4월4일 보유 중인 용지(남양주시 와부읍 일대)를 오하트라헤레일반사모투자신탁제1호에 13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공매를 통해 776억원에 낙찰받은 토지다. 이를 통해 지난 4월 계약금 65억원과 같은 해 10월 중도금 65억원을 입금받기로 했다. 

하지만 1년6개월 내 해당 용지가 도시개발법상 실시계획인가가 나지 않으면 매수인에게 용지매매대금에 대한 이자비용을 가산한 금액을 반환하는 매각 조건을 달았다. 해당 용지는 남양주시 재정비촉진사업이 이뤄지는 덕소지구 내 덕소1구역으로 2013년에 이미 사업구역이 해제된 바 있다. 현재 재개발 사업 내 존치관리구역으로 남아있다. 

삼부토건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를 진성매각으로 보지 않고 지난해 반기보고서 검토 결과 의견거절을 냈다.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16일부터 3일 간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결국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실패해 회생 여부는 법원 결정에 달렸다. 향후 핵심 쟁점은 채무조정을 통한 정상화 가능성이 될 전망이다.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는 부채 감축과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면 재기의 가능성이 있다.

반면 법원이 회생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하면 청산될 수 있다. 회생절차개시 여부는 서울회생법원에서 서류 검토를 통해 한달 정도 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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