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교량 상판 붕괴 사고는 장비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DR거더'가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4명의 작업자가 사망했다. 해당 고속도로 구간은 내년 말 개통할 예정이었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9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 54-4 인근의 고속도로 교량 공사 중 DR거더 런칭(설치) 완료 후 런칭 장비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거더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DR거더는 반단면 바닥판과 가로보를 미리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 공정을 단순화한 공법이다. 시공성과 안정성에 중점을 둔 교량 공법으로 꼽힌다. 2009년 건설 신기술로 지정된 기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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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0명이 추락했다. 오후 3시 기준 사망이 확인된 작업자는 4명(내국인 2명·외국인 2명)이다. 5명은 중상을 입고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지점은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경기 안성시 서운면 경계다. 사고 구간인 천안-안성고속도로 제9공구(4.1㎞)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호반산업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고 있으며, 장헌산업이 해당 교량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기사: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국토부·도공 현장수습 급파(2월25일)
국토부는 이날 정오부터 사고대책본부를 가동 중이다. 박상우 장관은 오후에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사고 수습상황을 보고 받고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박 장관은 "연말부터 연이은 안전사고로 인해 너무나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소방청, 경찰청, 지자체,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기관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체계적으로 협업해 조속히 사고를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수습뿐만 아니라 유가족분들의 말씀에도 귀 기울이고 유가족 직원을 위한 전담 인력도 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소방, 경찰, 한국도로공사,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소통체계 구축 및 대응 중이다. 사고발생 즉시 고속도로 VMS와 카카오내비 등 내비게이션을 통해 대체 우회도로를 안내 중이다.
사고 도로를 발주·감리한 한국도로공사도 본사에 비상대책반을, 사고현장과 안성의료원에 현장상황반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고지역 인근 사업단 및 본부의 인력을 현장과 병원에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사고 수습 및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시공사 컨소시엄의 주간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측도 "당사 시공현장의 인명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한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모든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등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경찰청, 소방청, 고용노동부 4개 기관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으로 사고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