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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안강건설, 물류센터 PF 한방에 법정관리

  • 2025.02.28(금) 13:29

부채비율 157.5% …신동아·삼부보다 튼튼했지만
시행사 연대보증 830억 떠안아 유동성 급악화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16위의 안강건설이 지난 25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였으나 악성 사업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대보증 제공으로 수백억의 빚을 떠안은 속에 일어난 '흑자 도산'이라는 게 특징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안강건설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개시 여부 심사를 받고 있다. 법원은 안강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2025회합130)하자 지난 26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하고 모든 강제집행 절차를 금지했다.

안강건설이 시공한 안산 성곡동 물류센터의 공정률 67%였던 2023년 10월 현장모습/사진=안강건설 제공

안강건설은 2015년 설립한 종합건설사다. 수도권에 '디오르나인'이라는 브랜드를 단 오피스텔 외에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을 다수 시공했다. 2010년대 급성장한 부동산개발업체 안강개발의 계열사로 시공실적을 쌓아왔다. 2023년 시공능력평가 138위였다.

안강건설은 지난해 23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억606만원, 당기순이익은 11억1000만원으로 흑자를 냈다. 부채총계는 611억8710만원, 부채비율은 157.5%다. 안강건설의 부채비율은 올해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428.8%, 2023년 말 기준), 삼부토건(403.0%)과 비교했을 때 훨씬 낮다. 

안강건설이 이처럼 비교적 낮은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에 들어선 이유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물류센터 시행사 PF 채무의 상환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다.

안강건설은 지난 2022년 한승물류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에 물류센터를 짓는 549억7400만원의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약 2년 만인 지난해 3월 준공했다. 사업 과정에서 한승물류는 KB부동산신탁 등에 변제기일을 지난해 9월4일로 정하고 830억원을 대출했다. 여기에는 안강건설이 책임준공과 이에 따른 채무인수 약정, 또 연대보증으로 신용공여를 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 뒤 대출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한승물류는 이를 갚을 형편이 되지 않았다. 물류센터 준공을 한 뒤로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고, 또 이를 매각하는 데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대보증인인 안강건설이 한승물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하지만 안강건설 역시 채무를 갚지 못했다.

PF 대주인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안강건설의 연대보증으로 한승물류가 830억원을 대출했고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돈을 갚지 못했다"면서 "현재 토지와 건물은 7차례 공매를 진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강건설은 사업 과정에서 대주단과 약속한 준공 기한을 단 1일 넘긴 탓에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채무인수 압박을 받기도 했다. KB부동산신탁은 등 대주단은 안강건설에게 지난해 8월부터 대출금 변제를 요청했다. 이는 안강건설이 약속한 준공 기한인 3월4일보다 하루 늦은 3월5일에 사용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강건설은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대주단의 대출금 변제 요청에 채무인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그리고 재판부는 안강건설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공휴일 등이 겹치면서 단 1일 사용승인이 늦어진 것은 안산시의 업무지연에 따른 것이지 시공사의 책임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안강건설은 물류센터 공사비용 회수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강건설은 2023년 말까지 해당 물류센터에서 35억원의 미청구잔액을 포함한 공사미수금이 있다. 당시 기준 계약잔액도 110억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140억원 이상의 공사비를 돌려받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계열 주력 개발업체인 안강개발과 안강산업의 다수 사업에 신용공여나 대여 등을 해온 사업방식도 법정관리까지 가게 된 유동성 악화를 막지 못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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