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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땅' 파고드는 한국 맥주

  • 2015.06.02(화) 11:32

1~4월 이라크 맥주 수출량, 작년치 육박
하이트, 이라크에 이어 UAE 맥주 수출
이슬람 국가, 외국인 중심 술 문화 확산

‘금주(禁酒)의 땅’ 중동에서 한국 맥주가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 이슬람 국가에서 술은 돼지고기와 함께 먹어서는 안 되는 ‘하람(정결하지 않은 것)푸드’지만, 관광객 등 외국인 유입이 많아지면서 술 문화에 관대해지고 있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이라크 수출 맥주량은 5969톤이다. 넉달만에 작년 한해 수출량 6384톤에 육박하는 실적을 냈다. 올 1~4월 이라크 맥주 수출금액은 409만9000달러로, 작년 수출 규모 448만500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2006년 135톤으로 시작된 이라크 맥주 수출은 지난해 사상최대치인 6384만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라크는 홍콩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 맥주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라크도 음주를 금지하는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다. 이슬람 국가는 술과 돼지고기 등을  ‘하람푸드’로 정하고 금기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 중앙정부의 간섭을 덜 받고 음주에도 비교적 관대한 북부의 쿠르드 자치지역을 중심으로 주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2006년부터 이라크에 맥주를 수출하고 있는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금주를 엄격히 지킨다”며 “반면 바레인, 카타르, 이라크 등은 (금주 문화가) 느슨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호텔과 주류 전문점에서 술을 팔고 있는데, 일부 현지인들도 음성적으로 술을 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하이트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하이트진로)
최근 하이트진로는 중동에서 맥주 판매지역을 넓히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할리데이 그룹(Holiday Group)’과 제휴, 이달부터 UAE에 맥주를 수출하기로 했다.

수출제품은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수출 전용 ‘하이트스트롱’(Hite strong)이다. 하이트스트롱의 알코올 도수는 6.4%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뉴하이트(4.3%) 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다. 알코올 도수 8% 이상의 독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중동지역을 겨냥한 술이다.

UAE는 중동지역 중 가장 술 문화가 ‘관대한’ 국가 중 하나다. UAE도 이슬람 국가지만 전체 인구의 약 80% 가량이 외국인으로 구성됐을 정도로 세계화됐다. 주류반입과 판매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르게 라이선스를 보유한 호텔 등 업소는 주류 판매가 가능하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산미구엘’, ‘킹피셔’ 등의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UAE에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인구 비중이 높다는 점은 한국 주류 회사에 기회로 분석된다. 필리핀 등 지역은 한류 인기가 높아, 한국 제품이 친숙하기 때문이다.

중동지역은 술에 대해 관세율이 ‘독하다’. UAE는 술에 대한 관세율이 50%에 이른다. 관세율 외에 별도로 5~15%의 세금이 부과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관세율과 세금 외에 중간 유통 마진도 붙어, 중동에서 소주는 2만~3만원대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인집 하이트진로 해외총괄 사장은 “이라크에 이어 UAE에서 한국 맥주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며 “중동지역에 한국 맥주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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