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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톡톡] 호텔신라, 투명회계대상 받은 '비결'

  • 2015.06.12(금) 11:16

오너와 투명회계는 연관성이 있을까? 2015년 투명회계 대상을 받은 기업을 통해 이 질문에 답을 찾아봤다.

“호텔신라와 같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 지배구조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투명회계대상을 심사할 때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면 더 높은 점수를 준다.” 객석에 앉아있던 손성규 연세대 경영대 교수가 질문했다.

“굉장히 곤란한 질문입니다만 저희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대표가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 주주 등 외부에 신뢰를 주고 있다.” 최창현 호텔신라 경영지원실 상무가 뜸 들이며 답했다.

지난 11일 투명회계대상 시상식 및 투명회계 심포지엄에서 오간 대화다. 이날 호텔신라는 투명회계 대상(유가증권 자산 2조원 미만)을 받았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전 상장사 중 가장 회계가 투명한 기업으로 꼽힌 것이다.

최 상무는 시상식 직후 열린 심포지엄에서 “오너가 직접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리스크가 발생하면 관심이 쏠리게 된다. 특히 회계 부문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새겨들은 손 교수가 발표가 끝난 뒤 최 상무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부진(사진) 호텔신라 대표이사는 이 회사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고 있다. 오너가 책임경영을 강화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지만,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가 무력화된다는 측면도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간한 이사회운영 가이드라인은 “이사회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는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경영의 효과를 높일 수 있으므로 이들 직책의 분리 선임은 바람직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가이드라인’을 벗어났지만, 이 대표가 의사결정에 책임을 지게 되면서 오히려 회계 투명성이 더 높아진 기대치 않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 대표도 회계 중요성에 대해 놓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상무는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했을 때, 전사적으로 회계시스템 등 과제를 수행하는데 그해 이익의 20%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는 말만 상근감사였는데, 지금은 상근감사가 매일 출근한다”며 “나도 한 달에 한번 상근감사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도 오너없이 설명하기 힘들다.

오너와 회계 투명성 연관성은 이날 시상식에서 코스닥 부문 투명회계 대상을 받은 와이지-원에서도 증명된다. 와이지-원은 절삭공구 전문기업으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할 정도로 인정받은 회사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윤태섭 와이지-원 상무는 “회계 투명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오너 의지”라며 “투명회계의 절반은 오너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와이지-원 대표이사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송호근 씨다.

윤 상무는 “송 대표가 ‘투명회계는 회사의 가치’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고, 원칙대로 처리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지-원은 이러한 송 대표의 노력 덕분에 유가증권과 코스닥을 통틀어 올해 회계투명성 7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 신세계, LG 등 대기업이 와이지-원 아래에 있다.

이사회도 강력히 통솔하고 있다. 윤 상무는 “이사가 이사회에 100%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사가 출장을 가게 되면, 화상 회의를 통해 이사회를 진행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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