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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안타까운 사람"..지인들이 추억하는 故 이맹희

  • 2015.08.20(목) 09:30

고교동창 노태우·김윤환 등과 `잊지못할 일화`
건강악화 이후..술·담배 못하는 `재미없는 사람`

"이맹희 회장 고등학교 시절이었대. 비오는 날 학교 건물 앞을 지나가던 이가 갑자기 물줄기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바람에 위를 쳐다봤더니 이맹희 회장이 오줌을 누고 있더래. 이 회장이 화장실에 가기 싫어 건물 윗층에서 바로 오줌을 눈 거야. 오줌 세례를 맞은 사람이 노태우 대통령이었지. 이맹희 회장이랑 노태우가 고등학교 동기였거든."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례가 20일 오전 8시 CJ인재원에서 열린 영결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고 이 명예회장의 장례는 별세 시점인 14일부터 7일장으로 치러졌으며 빈소를 방문한 조문객 중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그의 일화를 추억하는 인사들이 많았다. 

 

이 회장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에게 이맹희 회장은 '유쾌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그는 "돌아가신 김윤환 (민자당) 사무총장과 이맹희 회장이 고등학교 동창이라 무척 친해 술을 자주 마셨다"며 "그때마다 함께 동석하곤 했는데 이맹희 회장이 재미난 얘기를 많이 들려 주곤 했다"고 말했다.

 

빈소를 방문한 정호용 전 국방부장관은 "이맹희 회장과는 대구 경북중학교 동기로 친하게 지냈다"며 "중학교 시절 이병철 회장 댁에 놀러가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맹희 회장이 중학교 시절만 해도 집안 사정이 사정이 녹록치 않았다고 말했다. 어릴 적 자신의 집에서 명주실 짜다 남은 것 등을 가져가곤 했다는 것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 이맹희 회장을 알게 된 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고민을 털어 놓으며 막역하게 지냈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이맹희 회장이 해외로 거처를 옮기면서 십년 정도 연락이 끊겼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젊은 시절 호탕했던 성격의 이맹희 회장은 사업에 실패하고 건강도 악화되면서 '재미 없는' 사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맹희 명예회장의 손위 처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고인에 대해 "저분(이맹희)은 술을 못자시니까, 맨날 식사만했죠. 제일 재미없어요. 술도 못 먹고, 담배도 못하고"라고 회상했다.

 

이 회장의 어린시절부터 노년까지 곁에서 지켜본 이들은 이맹희 회장을 두고 '좋은 사람, 죽기엔 안타까운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맹희 명예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병철 회장과의 불화로 삼성그룹 후계구도에서 밀린 후 1980년대부터 해외에서 조용히 지내왔다. 이맹희 명예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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