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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회계]GD·태양도 투자한 전환상환우선주

  • 2016.01.25(월) 10:12

'자본인 듯 자본 아닌 부채 같은' 전환상환우선주
GD·태양, 이자 1.1% 받거나 주식시세차익 얻거나

빅뱅 맴버인 지드래곤(왼쪽)과 태양. (사진 = YG엔터 홈페이지)

 

빅뱅의 멤버 G-DRAGON(본명 권지용, 이하 GD)와 태양(동영배)이 소속사 계열사인 YG PLUS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23억원을 투자했다. 전환상환우선주는 최근 대기업은 물론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뜨고 있는 자금 조달 방식으로, 아이돌까지 투자에 나서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잡종’의 정체성..자본이냐 부채냐

전환상환우선주는 기본적으로 우선주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를 가진 주주들보다 먼저 배당 받을 수 있는 주식을 말한다. 여기에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권이 동시에 붙은 하이브리드(잡종)형 증권이다. 투자자는 이자 수익과 주식전환차익을 함께 노릴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투자’다.

그런데 회계 관점으로 보면, 전환상환우선주는 자본과 부채의 성격이 뒤섞인 논란의 대상이다. 상장사에 적용되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전환상환우선주를 부채로 분류한다. 하지만 비상장사가 주로 쓰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전환상환우선주를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KASB)의 한 연구원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은 법적 형식을 중요하게 여겨, 상법상 주식인 전환상환우선주를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K-IFRS는 전환상환우선주 발행회사가 투자자에게 상환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부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IFRS에서 전환상환우선주가 부채로만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업 입장에선 전환상환우선주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전환상환우선주가 자본이 되면,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어서다.  

 

전환상환우선주를 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상환권(옵션)을 발행회사가 가져야 한다. 그는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시 부가계약서를 통해 투자자의 상환권을 없애거나, 발행자가 투자자의 상환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조건 등이 붙으면 K-IFRS에서도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D와 태양은 2014년 '굿보이'란 노래로 유닛으로 활동했다.


◇ 5년 이자 고작 1.1%..주가야 뛰어라

GD와 태양이 투자한 YG PLUS 상환전환우선주는 총 84만5588주(주당 발행가 2720원)다. 이중 GD의 몫은 73만5294주로, 19억9999만9680원을 투자했다. 태양은 11만294주를 2억9999만9680원에 받았다. 특히 이번에 YG PLUS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는 의결권도 있어, GD와 태양은 YG PLUS의 의결권을 가진 정식 주주가 됐다.

전환권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주로 바꿀 수 있다. 전환기간동안 YG PLUS 주가가 상환전환우선주 발행가(2720원)보다 높아지면, GD와 태양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환권은 2021년부터 행사가능하며, 상환금은 발행가에서 (1.02)⁵를 곱해 산정한다. 이를 적용하면 최초발행가 22억9999만9360원에 ‘1.1040808032’를 곱한 25억3938만5140원이 상환금이 된다. 이중 이자는 2억3938만5781원.

결국 GD와 태양은 YG PLUS의 주가 올라갈 경우 상환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남기거나, 주식 전환에 실패하더라도 원금과 함께 2억원이 넘는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다만 5년간 이율이 1.1%에 불과해 GD와 태양 입장에선 YG PLUS 주가가 뛰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투자 위험 요소도 있다. YG PLUS의 영업실적이 악화돼 배당가능이익이 바닥나면, GD와 태양은 원리금도 떼일 수 있다. 상법상 상환주식의 상환은 배당가능이익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YG PLUS의 주가가 발행가보다 떨어져도 문제다. 지난 22일 YG PLUS 종가는 2950원으로 상환전환우선주 발행가보다 높지만, 전환시기인 4년간 주가가 발행가보다 떨어지면 GD와 태양은 전환권은 휴짓조각이 된다.

◇ GD·태양 YG 계열 화장품사도 13억 투자

GD와 태양은 YG PLUS가 작년 중반에 설립한 화장품 회사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GD는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 20만주를 10억원에 받았다. 태양은 6만주를 3억원에 투자했다.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은 20~30대 여성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 문샷(moonshot)을 운영하고 있다. 문샷은 현재 서울 삼청동 직영 매장과 강남 신세계백화점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아이돌을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GD와 태양의 총 투자액은 YG PLUS 전환상환우선주 23억원,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 증자 13억 등 총 36에 이른다. 이들은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 Entertainment)의 계열사에 투자하면서,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아이돌에서 벗어나 투자자로 YG(양현석)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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