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좌)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이변은 없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現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했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과의 표대결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신 회장은 검찰의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열린 이번 주총에서 승리해 부담감을 한층 덜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검찰의 수사와 한일 양국에서 롯데가(家)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각종 소송전이 숙제로 남았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 일본 도쿄 신주쿠구 일본롯데 본사에서 개최된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 등 안건은 주주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됐다.
이번 주총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 등 회사 관계자와 신동주 전 부회장 등 주요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70여분간 진행됐다.
◇주총대결 앞두고 9일 폭풍전야
이번 주총을 앞두고 지난 7일 출국한 신 회장은 행사 참석차 멕시코를 들러 미국으로 갔다가 지난 16일 주총이 열리는 일본으로 이동했다. 그는 일본에 도착한 직후 롯데홀딩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총이 개최되기에 앞서 9일여의 시간동안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을 다지는 물밑작업을 진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 입장에서는 롯데그룹이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를 받고 있는데다, 그룹을 둘러싸고 각종 비자금 의혹이 나오고 있어 주주들의 동요를 막을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신 전 부회장이 주총 표대결을 앞두고 롯데의 비리의혹을 대내외로 퍼뜨리며 여론전을 펼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지분 27.8%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포섭하고자 신 회장의 경영자질을 직접적으로 문제삼았던 것도 신 회장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는 점이다.
◇韓日 사업수습과 소송전은 숙제
신 회장은 주총이 끝난후에도 일본에 1주일간 더 머물 예정이다. 당초에는 그가 주총 직후 한국으로 귀국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일본롯데 계열사의 6월 정기주총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일본 금융기관을 비롯해 주요 거래처 관계자들에게 이번 주총 결과와 한국 상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 회장은 일정을 마친 후 다음주 주말께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귀국 후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그룹경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최근 롯데그룹 압수수색과 핵심임원에 대한 검찰 수사로 발생한 공백을 메꾸며 그룹을 이끄는 것도 신 회장의 숙제다.
이틀 후(27일)로 다가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5차 심리에도 관심이 모인다. 업계는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판은 한일 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롯데관련 소송전과 그룹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쳐 심판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대결을 마치고 나온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다음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향후에도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을 차지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이유로 롯데홀딩스에 주총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의 경영에 차질이 빚어지는만큼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