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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적자사업들 하나둘씩 '떠안는' 인삼공사

  • 2016.10.06(목) 15:07

KT&G, '적자' 라이프앤진 인삼공사에 매각
'부진한' 中홍삼회사도 2014년 인삼공사에 넘겨

 
'KT&G가 팔면, 한국인삼공사가 산다.'

KT&G가 자회사 한국인삼공사(KGC인삼공사)를 활용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KT&G가 운영했던 홍삼과 건강기능사업을 한국인삼공사에 넘기는 효율화 작업이다. 하지만 KT&G가 실패한 사업을 자회사에 떠넘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보유중인 KGC라이프앤진 지분 100%를 한국인삼공사에 186억원에 매각했다. 현물출자 방식으로, KT&G는 매각대금 대신 한국인삼공사 지분을 받기로 했다.

KGC라이프앤진은 홍삼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한국인삼공사가 2003년 설립한 뒤 7년간 운영하다가 2010년 KT&G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대금은 49억원. 이후 KT&G는 KGC라이프앤진에 90억원(2011년), 214억원(2012년), 380억원(2013년)을 투자했다. 총 투자금만 943억원에 이른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KGC라이프앤진 매출은 2010년 96억원에서 지난해 523억원으로 5년 새 5배 넘게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5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삼공사 입장에선 '속빈 강정'을 떠안게 된 셈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 브랜드력과 홍삼화장품 '동인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KGC라이프앤진의 유통망과 영업망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 투자"라며 "결과물을 내기 위해선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T&G 관계자는 "사업적으로 연관성이 높은 회사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홍삼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은 KT&G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한국인삼공사가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T&G 사업을 한국인삼공사로 넘겨도, 연결재무제표로 함께 실적이 잡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삼공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KT&G의 부실사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한국인삼공사는 KT&G가 운영했던 길림한정인삼유한공사(이하 길림한정인삼)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232억원에 인수했다.

길림한정인삼은 2011년 KT&G가 중국에 설립한 홍삼회사다.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과 별도로, 중국 홍삼 브랜드 '은진원'을 만들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KT&G는 총 374억원을 투자했지만, 길림한정인삼 당기순손실은 47억원(2013년), 107억원(2014년), 180억원(2015년) 등 매년 늘고 있다. 부실 회사를 떠안은 한국인삼공사는 올 6월 515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KT&G 관계자는 "정관장 중국사업과 시너지를 강화하고, 중국 홍삼사업의 총괄적 접근과 효율적 시장관리를 위해 길림한정인삼을 한국인삼공사로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KT&G는 2010년 스포츠단, 2012년 부동산, 2014년 YTN주식 등 자산을 한국인삼공사에 매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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