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파리의 최대 백화점 체인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점 1층에 '설화수' 매장을 오픈한다고 25일 밝혔다. 오픈 예정 시기는 오는 9월 초다.
123년 역사를 지닌 라파예트 백화점은 3500개 이상의 브랜드 매장에 연 37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프랑스 파리 '뷰티의 메카'다. 랑콤 등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이곳에서 설화수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 의욕만 앞섰던 첫 프랑스 진출
설화수는 지난 2015년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다. 설화수는 2004년 홍콩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미국,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캐나다 등 전세계 총 11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중화권 시장에서는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88년 프랑스에 처음 진출했다. 순이라는 브랜드를 통해서다. 순은 아모레퍼시픽이 17개 종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 개발한 저자극성 화장품 브랜드 '순정'을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게 바꾼 이름이다. 기능성 화장품인만큼 약국 유통을 통해 첫 발을 뗐다. 하지만 유통을 도운 화장품 중개상이 도중에 문을 닫거나 합병되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직접 프랑스에 진출키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 8월 샤르트르(Chartres)에 현지 법인과 공장을 세웠다. 프랑스 진출 초기에는 소정의 성과도 있었다. 1991년 한해동안 순 브랜드의 매출액은 1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직접 프랑스에 진출키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 8월 샤르트르(Chartres)에 현지 법인과 공장을 세웠다. 프랑스 진출 초기에는 소정의 성과도 있었다. 1991년 한해동안 순 브랜드의 매출액은 13억원을 기록했다.
▲ '순(SOON'은 아모레퍼시픽이 17개 종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 개발한 저자극성 화장품 브랜드 '순정'을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게 바꿔 프랑스에 론칭한 브랜드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첫 프랑스 진출에서 큰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에 또 다른 브랜드를 론칭했다. '리리코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리리코스에 대한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순의 유통·판매를 맡고 있던 프랑스 파트너사가 다른 기업에 매각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프랑스 사업은 탄력을 잃었다.
결국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프랑스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서 회장은 당시 상황을 회고하면서 "품질만 믿고 디테일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며 "화장품을 사용하는 습관도, 그에 따른 용량도 모두 달라야 한다는 것. 세상의 고객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결국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프랑스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서 회장은 당시 상황을 회고하면서 "품질만 믿고 디테일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며 "화장품을 사용하는 습관도, 그에 따른 용량도 모두 달라야 한다는 것. 세상의 고객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에게 프랑스 시장은 실패의 아픔도 줬지만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해야하는 지를 알려준 시장이었던 셈이다.
◇ 포기할 수 없는 프랑스 시장…향수로 우회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에서 화장품으로 쓴 맛을 보기는 했지만 프랑스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에서부터 인정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서 향수의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에 착안, 프랑스 진출을 위한 아이템으로 향수를 잡았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4년 4월 다시 샤르트르의 약 3만평 대지에 초현대식 설비를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이곳을 통해 디자이어 향수 브랜드인 '롤리타 렘피카'를 론칭했다. '롤리타 렘피카'는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향수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본 아모레퍼시픽은 마침내 지난 2011년 럭셔리 브랜드인 '아닉구딸(ANNICK GOUTAL)'을 인수했다. ‘아닐구딸’은 프랑스 피아니스트이자 패션모델이었던 아닉구딸이 만든 향수 브랜드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아닉구딸 인수는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뷰티 브랜드 인수였다.
아닉구딸 인수로 탄력을 받은 아모레퍼시픽은 본격적으로 프랑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1988년 무작정 뛰어들었던 것과는 달리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프랑스 시장을 배워가며 공략하기 시작했다.
◇ "이번에는 다르다"…'설화수'로 프랑스 재공략
향수 사업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아모레퍼시픽은 이번에는 주력 사업인 화장품을 프랑스 시장에 다시 선보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세운 브랜드도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설화수 단독 매장 오픈을 통해 프랑스 현지 소비자들에게 동양의 미를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설화수의 브랜드 철학을 담아낸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 등 2가지 베스트셀러를 앞세워 프랑스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생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설화수 단독 매장 오픈을 통해 프랑스 현지 소비자들에게 동양의 미를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설화수의 브랜드 철학을 담아낸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 등 2가지 베스트셀러를 앞세워 프랑스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생각이다.
▲ 설화수 '자음생크림' |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헤라, 아모레퍼시픽, 프리메라 등 럭셔리 대표 브랜드 4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설화수가 아모레퍼시픽의 미적 철학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브랜드"라며 "설화수를 통해 동양의 화장품 브랜드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도록 현지 마케팅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화수는 지난 2015년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다. 설화수는 2004년 홍콩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미국,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캐나다 등 전세계 총 11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중화권 시장에서는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 오는 9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입점하게 될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 백화점. |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중동과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설화수의 프랑스 시장 진출도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뷰티산업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인정을 받아야 여타 유럽 국가에도 손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만큼 아모레퍼시피에게 있어서 이번 프랑스 시장 재진출은 매우 중요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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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화권, 아세안, 북미 등 3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중동, 서유럽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본격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라며 "프랑스 시장 재진출을 계기로 서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