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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더 싸게' 치킨게임 끝이 보인다

  • 2018.06.15(금) 17:28

바닥 친 배송단가…대형업체 쏠림 현상 가속
최저임금 인상 타격 등으로 정상화 움직임도

국내 택배시장의 치킨 경쟁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택배시장이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데다 그동안 계속 떨어지기만 하던 택배 단가도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택배시장의 쏠림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대형 택배업체들은 수익성 개선 여지가 생긴 반면 중소형 업체들의 경우 앞으로 영업 환경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사진=CJ대한통운


◇ 쏠림 심화…CJ대한통운 점유율 50% 육박

국내 택배시장은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지난 5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택배 취급 물량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이를 따내려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택배시장은 대형업체 위주로 쏠리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사업 규모가 클수록 택배 물량을 소화하는 물류 인프라를 갖출 여력이 크고, 택배 상자당 운임 단가를 낮출 '힘'도 커지기 때문이다. 

택배 1위 사업자인 CJ대한통운이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드러낸다. 지난 2015년 전체 택배시장의 41.3%를 차지했던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연말 45.5%에 이어 올해 1분기엔 47.5%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해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형업체들이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건 자금 여력과 인프라 확대를 바탕으로 택배 단가를 지속해 낮춰온 영향도 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택배 단가는 2230원인데 상위 3개사의 평균은 이보다 낮은 2011원을 기록했다. 1위 CJ대한통운의 경우 1945원으로 이보다 더 낮았다. 앞으로도 당분간 상위 업체로 쏠림현상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올해 하반기 경기도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가동과 함께 추가로 처리 물량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저임금 인상, 과도한 가격 경쟁 제한할 것"

문제는 계속 나빠지고 있는 수익성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률은 1.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한진도 1.2%로 영업이익률이 바닥을 기고 있다. 롯데의 경우 마이너스 5%로 손실을 보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택배시장이 대형업체로 확실하게 재편되면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은 최근 일부 화주업체와 단가 인상에 합의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1분기 중 전체 화주의 10% 수준인 7500여 개사와 박스당 평균 50~100원의 단가 인상에 합의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택배시장 내 소형 물량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큰 폭의 택배 단가 인상은 어렵겠지만 5년째 이어지고 있는 하락 추세는 올해 안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도 택배업체들의 잇따른 단가 인하 분위기를 바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건비 등이 늘어날수록 중소업체들은 가격 인하 여력이 줄고, 그러면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대형업체들도 가격 인하 경쟁에서 점차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충격은 과도한 가격 경쟁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단가 정상화의 방아쇠가 될 전망"이라며 "택배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에 따라 CJ대한통운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단가 하락을 막고 기존 시장 지위를 공고히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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