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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쏙]뉴스투뿔-웅진과 코웨이 다시 만날까

  • 2018.09.05(수) 10:54



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알려드리는 [뉴스 투뿔] 김춘동입니다. 

오늘은 웅진과 코웨이 얘기를 할까 합니다. 국내 대표 정수기·공기 청정기 렌탈기업인 코웨이는 원래 웅진그룹 소속이었습니다. 아직 웅진코웨이로 알고 계신 분도 더러 계실 텐데요. 지금은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습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내세워 한때 승승장구했는데요. 극동건설 인수를 비롯해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선 탓에 위기를 맞았고, 그러면서 2013년 MBK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에 코웨이를 팔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인이 바뀌면서 사명에서 웅진이 빠졌고, 그냥 코웨이가 된 겁니다.  

그런데 최근 웅진이 코웨이를 되찾겠다면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사실 웅진은 예전부터 호시탐탐 코웨이를 노렸습니다. 그룹의 옛 대들보를 되찾아 예전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가장 큰 바람인데요.  

웅진은 자체적으로 렌탈사업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웅진렌탈을 만들어 렌탈사업에서 재기를 꿈꿨는데요. 하지만 코웨이를 비롯해 LG와 SK매직 등이 국내 랜탈시장을 꽉 잡고 있다 보니 성과가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코웨이 재인수가 더 절실해진 건데요. 

지금까진 실탄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마음만 앞섰지 몸이 따라주지 않았는데요. 최근 재무적 투자자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재인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윤석금 회장이 아직도 마음만 너무 앞서 있다는 겁니다. 지난 3일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가 쓴 '무리수 웅진, 무엇을 간과했나' 기사를 보면 웅진의 코웨이 재인수 시도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라는 지원군을 얻긴 했지만 전반적인 판도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일반적인데요. 무엇보다 코웨이의 주인인 MBK파트너스가 아직까진 코웨이를 팔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코웨이가 여전히 잘나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코웨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9% 늘어난 2606억원에 달했습니다. 국내 렌탈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도 여전한데요. 게다가 MBK파트너스는 이미 코웨이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한 상태여서 이젠 시간을 벌면서 더 좋은 조건만 기다리면 됩니다. 

설령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팔기로 결정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코웨이의 몸값은 최소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탄이 충분치 않아서 인수 자금의 대부분을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웅진이 우위를 점하긴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웅진과 MBK파트너스는 최근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서로 감정도 좋지 않다고 하네요. 

웅진의 내부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코웨이 인수를 위해 기존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이 총대를 메고 나섰는데요. 몸값이 2조원을 웃도는 코웨이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고작(?)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일 주가가 25%나 폭락했습니다. 

그나마 웅진그룹 내에선 사정이 좋은 웅진씽크빅이 인수 주체로 나선 건데 씽크빅 역시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시장이 차갑게 돌아선 겁니다. 

여러모로 코웨이 매각 구도가 웅진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긴 어려워 보이는데요. 그래서 윤석금 회장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많습니다. 웅진이 코웨이를 되찾으려고 무리수를 두다가 과거 웅진그룹을 무너뜨린 극동건설처럼 부실의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화려했던 과거를 다시 꿈꾸는 윤석금 회장의 승부수가 과연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춘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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