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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케이팝이 휩쓴 자리 한국식 치킨이 '접수'

  • 2018.10.10(수) 18:00

네네치킨, 맵고 달콤한 소스로 아시아·중동시장 공략
"말레이시아에서 5년 내 100호점…중동 진출 교두보"

▲ 네네치킨 말레이시아 2호점인 스탈링몰 매장. (사진=나원식 기자)
 
"트와이스, 선미 노래 매일 들어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도 최근에 봤고요. 거기 나오는 음식을 보면 늘 군침이 돌았어요."
"아들이 오자고 해서 왔어요. 한류 팬인 아들이 먹고 싶다는데, 외면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지난 5일 오후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네네치킨 매장. 주부인 바이주라 이스마일은 자녀 넷을 데리고 매장을 찾았다. 한류 팬인 아들 다니엘 이스마일이 네네치킨에 가자고 졸랐다며 매장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맛이 어떠냐고 묻자 "양념치킨은 말레이시아에서 잘 찾을 수 없는 음식인데 달콤하면서 매운맛이 인상적"이라며 "덕분에 든든히 먹었다"고 웃어 보였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싱가포르, 홍콩, 대만, 호주 등 아시아를 비롯해 두바이 등 중동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지역은 케이팝이나 드라마 등을 통한 한류 열풍이 휩쓴 덕분에 한국식 치킨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나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도 매력적인 특징이다.

◇ 한국식 양념치킨 인기…"달콤하고 매운맛 특별해"


이날 찾은 네네치킨 매장에서도 한국식 치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선 치킨이라는 음식이 이미 일반화돼 있긴 하지만 대부분 크리스피(프라이드) 치킨이 주를 이룬다. 반면 한국식 치킨의 경우 특유의 달콤하고 매운 양념을 버무려 만든다는 점에서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아미르 샤니는 "최근 한국 음식 파티를 했는데 사촌이 네네 양념치킨을 가져와 맛있게 먹었다"며 한국식 치킨 매장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친구와 매장을 찾은 아드렌 림의 경우 "매우면서도 달콤한 맛이 특별하다"며 "이런 맛은 말레이시아에서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 말레이시아 고객들이 찾는 메뉴도 프라이드보다는 양념을 선호한다. 네네치킨에 따르면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쇼킹핫치킨으로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한다. 쇼킹핫치킨은 매운 소스로 프라이드 치킨을 버무려 만든 제품이다. 이어 양념치킨(15%)과 불고기 치킨(10%)이 뒤를 잇는다.
▲ 네네치킨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 (사진=네네치킨 제공)

◇ 올해 초 네네치킨 진출…한국 치킨 각축장


국내 치킨 프렌차이즈들은 이 여세를 몰아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네네치킨은 최근 부쩍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이후 직영점과 가맹점 네 곳을 개점했고, 연말까지 6호점까지 출점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5년 안에 말레이시아에서만 100호점까지 오픈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네네치킨과 말레이시아 시장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있는 NNC푸드의 레이먼드 웡 대표는 "한국 식문화를 접할 수 있는 가장 큰 계기는 케이팝과 한류"라며 "네네치킨도 이에 맞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네치킨의 진출로 국내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시장은 지난 2009년 첫발을 들인 BBQ를 비롯해 교촌과 굽네치킨 등이 진출해 제각각 점포를 늘리면서 그야말로 한국 치킨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치킨업체 간 경쟁보다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한국식 치킨을 대중화해 시장을 키우는 게 우선적인 목표"라며 "무더운 날씨 등으로 매운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네네치킨 말레이시아 1호점인 겐팅하이랜드 매장. 겐팅하이랜드는 말레이시아에서 유일하게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 종합쇼핑몰이다. 해발 고도 2000m에 이르는 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나원식 기자)

◇ 말레이시아 찍고 중동으로…발 넓히는 네네치킨

국내 업체들이 말레이시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중동지역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어서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경우 이슬람의 영향으로 할랄 인증을 받아야 사업 확장이 수월한데, 말레이시아의 할람 인증 제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말레이시아에서 인증을 받으면 다른 지역에서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네네치킨 역시 6개월 전 말레이시아 자킴 할랄 인증을 신청해 내년 초 최종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네네치킨은 이를 발판으로 중동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아랍에미리트의 한 업체와 중동 GCC 6개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쿠웨이트) 마스터프랜차이즈계약를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연말 중동 지역인 두바이에 1호점을 낼 계획이다.
 
네네치킨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싱가포르와 호주, 홍콩 등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네네치킨 관계자는 "해외 매장들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현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에 이어 올 연말 오픈할 두바이뿐 아니라 더욱 많은 나라에서 네네치킨을 만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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