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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 치킨' 총대 멘 BBQ…교촌과 bhc도?

  • 2018.11.21(수) 16:20

BBQ 각종 악재에다 가격 인상까지…여론 뭇매
경쟁사들은 관망 중…향후 가격인상 동참 전망


사실 누가 먼저 총대를 메느냐의 문제였다. 치킨업계에선 오래전부터 '2만원 치킨' 시대의 도래를 예상했다. 갈수록 올라가는 임대료와 재룟값, 최저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결정적으로 배달료가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일부 업체들이 치킨값 이외에 별도 배달료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업계에선 "곧 2만원 치킨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돌았다.

문제는 누가 가장 먼저 '2만원 치킨'을 공표하느냐였다. 치킨은 국민 간식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품목이다. 2만원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최근 논란은 "국민 간식인 치킨을 2만원이나 주고 먹어야 하느냐"는 항의에서 출발한다. 업체들도 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업체들의 이야기다. 그 총대를 BBQ가 가장 먼저 멨다. 그 탓에 집중포화도 고스란히 BBQ의 몫이 됐다.

◇ BBQ가 뭇매 맞는 이유

BBQ는 지난 19일부터 대표 제품 3가지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황금올리브'는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 '통다리바베큐'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 '서프라이드 치킨'은 기존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인상했다. 제품별로 1000원에서 2000원씩 인상한 셈이다. 여기에 일부 BBQ 가맹점들이 부과하는 배달료가 더해지면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키는 데 2만원을 넘게 줘야 한다.

문제는 BBQ가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데 있다. BBQ는 "가맹점주들의 의사협의기구인 '동행위원회'가 얼마 전 가격 인상을 요청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BBQ 본사의 의사가 아니라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의 얘기는 다르다. "직접 통보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본사와 가맹점주가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BBQ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은 복합적인 이유에서다. BBQ는 최근 사면초가에 빠졌다. 오너인 윤홍근 회장의 자녀문제에다 대표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임원들의 잇따른 퇴사까지 악재가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인테리어비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와 슈퍼콘서트 라인업 번복 등으로 이미 여론이 좋지 않았다. 이 가운데 가격 인상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그야말로 뭇매를 맞고 있다.

BBQ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지난 9년간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물가상승, 130%에 가까운 인건비 상승, 올리브유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며 "인건비, 임대료, 가스비, 전기료 등을 포함해 새로운 형태의 배달수수료까지 반영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BQ발(發) '2만원 치킨' 시대를 마주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 눈치 보는 업체들

그렇다면 BBQ를 제외한 나머지 치킨업체들은 어떨까? 현재 다른 업체들은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자칫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가 BBQ와 함께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기 십상이어서다. 한 치킨업체 관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BBQ와 마찬가지로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매출 기준 국내 치킨업계 1위인 교촌의 경우 지난 5월부터 배달료 2000원 부과를 공식화했다. BBQ가 가격 인상의 총대를 맨 먼저 멨다면 교촌은 배달료 공식화의 총대를 가장 먼저 멘 셈이다. 따라서 BBQ와 마찬가지로 치킨 가격마저 올리는 건 부담이다. 교촌은 현재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bhc는 지난 2012년 이후 가격을 동결한 상태다. 가격 인상 계획도 없다. BBQ와 각종 법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BBQ와는 차별화가 필요한 만큼 가격 인상 행보에 동참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굽네치킨의 경우 교촌의 배달료 공식화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문 한 건당 1000원의 배달료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

네네치킨도 지난 2014년 가격을 인상한 이후 지금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향후 인상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면서 "BBQ가 전격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저의는 알 수 없지만 곧바로 BBQ의 행보에 발을 맞추기에는 다들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2만원 치킨' 굳어질까

BBQ가 포문을 연 '2만원 치킨'을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지는 알 수 없다. 만일 여론의 비난이 생각보다 거세면 BBQ만 고립될 수도 있다. BBQ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반면 BBQ의 가격 인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수그러든다면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업체는 달라도 처한 상황은 대부분 대동소이해서다.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상 업체별로 가격 인상 시기엔 차이가 있겠지만 치킨 가격 인상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2만원'을 넘어서려면 업체들의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소한 '2만원 치킨'을 먹는 소비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불구 '2만원 치킨'은 대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치킨 한 마리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더불어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배달앱 수수료 등 새로운 비용도 생겼다.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본사가 이 점들을 면밀히 체크하지 못하면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식품 가격은 처음 올랐을 때 충격이 가장 크다. 일각에서 '원래 처음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본사는 가격을 인상하면 그에 걸맞은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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