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론칭한 온라인 사업인 SSG닷컴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온라인 스토어 '네오'를 적극 활용했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진출 1주년을 맞아 자체 결산 자료를 24일 공개했다. SSG닷컴은 온라인 스토어 ‘네오’를 적극 활용해 ‘극신선’, ‘친환경’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이 빠른 시장 안착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6월 말 새벽배송 서비스 시작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배송권역과 물량을 계속해서 확대해 왔다. 초기 서울 10개구 3000건에서 한 달 만에 서울 경기지역 17개구 5000건으로, 올해 초에는 서울 전역 및 수도권 일부를 포함해 1만건까지 늘렸다. 지난 2월부터는 코로나19로 새벽배송 물량을 1만 5000건까지 늘렸다.
현재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으로 물류를 처리하는 ‘네오’를 통해 하루 2만건 새벽배송을 처리하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겼다. 주문 한 건 당 평균 15개 상품 주문을 감안하면, 약 30만건을 분류하고 배송하는 것과 같은 수치다. 배송권역은 서울 전 지역을 포함해 수도권 대부분으로 확대됐다.
그 뒤에는 온라인 물류를 전담하는 ‘네오’가 있다. ‘네오’에서는 물류 작업 과정의 80%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상품이 작업자를 찾아오는 ‘GTP(Goods To Person)’,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 된 ‘DPS(Digital Picking System)’ 등이 대표 핵심 설비다.
이로써 SSG닷컴의 새벽배송은 지난해 6월 27일 첫 시작 이후 올해 6월 23일까지 누적 주문건수는 270만건, 누적 주문 상품 수는 4100만개를 기록했다. 누적 구매고객은 72만명, 새벽배송을 2회 이상 이용한 재구매율도 60%로 나타났다. 새벽배송으로 취급하는 상품 가짓수(SKU)는 지난해 1만개에서 올해 2만 8000개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네오’는 거대한 냉장고와 같다.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네오’에서는 상품 입출고가 이뤄지는 작업공간을 계절과 관계 없이 365일 영상 10도로 운영 중이다. 신선식품 작업장 전체를 영상 8도의 낮은 온도로 유지하고 있다.
SSG닷컴은 콜드체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벽배송을 비롯한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법인 출범 첫해인 지난해부터 ‘극(極)신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실제로 SSG닷컴은 지난해 가락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 등 매일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상품을 ‘네오’에 입고시킨 뒤 순차적으로 소비자에게 배송했다. 이어 10월부터는 당일 새벽 3시에 착유한 우유를 48시간 내 판매하는 ‘극신선 우유’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세 번째 ‘네오’에는 업계 최초로 베이킹센터 ‘트레 또’를 두고 이 곳에서 직접 빵을 구워 고객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활어회’ 배송은 물론, 산지 상품을 미리 예약해 일괄 배송하는 직송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새벽배송으로 주문할 수 있는 과일, 채소, 정육, 수산, 친환경 등 12개 신선식품 카테고리 전체 5000종에 적용 가능하다.
신선보장의 핵심은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에 대한 고객 신뢰 확보’다. SSG닷컴은 신선보장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상품을 받았을 때 ‘신선하지 않다’고 느끼는 상품은 무조건 환불, 교환해준다. 신선함의 기준을 오로지 ‘고객 판단’에 맡겨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 골자다.
한편, SSG닷컴은 상품 차별화를 통해 새벽배송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달부터 SSG닷컴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는 신선식품 200종을 ‘SSG FRESH’라는 이름으로 묶어 판매를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새벽배송 전용 상품을 자체 개발해 판매에 나설 꼐획이다. 1인 가구를 위한 프리미엄 밀키트 등 HMR군 상품 확대에 주력한다.
SSG닷컴은 새벽배송을 시작하며 친환경 배송도 시작했다. 상품을 배달할 때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대신해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새벽배송용 보랭가방 ‘알비백’ 10만개를 제작했다.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다시 돌아온다’는 뜻의 영어 표현 ‘I’ll be back’을 차용해 이름도 ‘알비백(I’ll be bag)’으로 지었다.
SSG닷컴은 새벽배송을 통해 배송이 완료된 270만건의 주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27일부터 올해 6월 23일까지 스티로폼 박스와 종이 포장재, 아이스팩 등 일회용품 약 1080만개를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무게로 바꾸면 7290톤, 일렬로 놓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세 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인 2565km에 달한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이사는 “상품 경쟁력은 물론, 친환경 배송 강화에도 힘쓴 점이 새벽배송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판도를 바꿀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체계적인 배송 시스템을 바탕으로 온라인 그로서리 1위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