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김다이 기자] 글로벌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OBM(제조자브랜드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의 OBM 역량이 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태국 유통 대기업 센트럴리테일과 손잡고 뷰티 편집숍 '룩스(LOOKS)'를 독립 브랜드로 육성하면서다. 기존 TOPS 슈퍼마켓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던 룩스는 최근 독자 뷰티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맥스는 브랜드 기획부터 상품 개발, 상품 소싱까지 전반을 지원하며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코스맥스가 만들고 판매까지
센트럴리테일 산하 식품 유통 계열사 'TOPS'는 지난 5월 20일 로빈슨 라이프스타일 스리사마른에 첫 독립형 '룩스 뷰티 스토어'를 열었다. 해당 지역은 신규 커뮤니티 형성이 활발하고 구매력이 높은 젊은 가족층과 직장인이 밀집한 곳이다. 매장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건강기능식품, 이너뷰티 제품 등 약 5000개 상품을 취급한다. 이 가중 약 15%는 룩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독점 상품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28일 찾은 룩스의 첫 독립 매장 입구에는 '코리안 뷰티 솔루션(Korean Beauty Solution)'이라는 AI 피부 진단 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소비자가 얼굴을 촬영하면 피부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화장품 곳곳에 붙어 있는 '온리 앳 룩스(Only at LOOKS)' 표시였다. 태국 내에서도 오직 룩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독점 상품이라는 의미다. 매장 곳곳에는 태극기 모양 팻말도 눈에 띄었다. 한국 화장품을 찾는 현지 소비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배치다.
독립 매장 중앙에 마련된 PB(자체브랜드) 존도 눈길을 끌었다. 스킨케어 브랜드 '더메이즈(Dermaze)'는 산뜻한 제형의 기초 제품과 기능성 세럼 중심으로 구성됐다.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브라이트닝 선세럼'은 로션처럼 촉촉하게 발리면서도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밝고 화사한 피부 표현을 선호하는 태국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개발됐다.
색조 브랜드 '톤팝(tonepop)'에서는 현지화 전략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립앤치크 8종과 립세럼 8종으로 구성됐는데,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갈색 계열과 진한 자몽빛 컬러가 다수 포함됐다. 태국 소비자의 선호 색상을 반영한 결과다.
제품명을 살펴보면 K뷰티 정체성을 강조한 흔적도 엿보인다. 립앤치크 라인에는 한국 과일 이름을 활용한 '홍시 스파클'이 있었고, 립세럼 라인에는 한국식 얼음 디저트를 뜻하는 '워터멜론 빙수'와 '베이비 복숭아' 컬러가 판매되고 있었다. 현지 취향에 맞춘 색상에 한국적 감성을 더해 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뷰티플랫폼으로
코스맥스는 룩스를 자사의 OBM 사업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개별 브랜드 개발을 넘어 H&B스토어 자체를 설계하는 새로운 형태의 OBM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ODM을 넘어 유통사의 브랜드 전략 수립부터 PB 개발, 상품 소싱, 매장 콘셉트 구축까지 사업 전반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코스맥스는 오는 2027년까지 룩스 PB 브랜드 10개, 제품 1000개 이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코스맥스의 역할은 PB 개발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사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K뷰티 브랜드 입점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룩스에는 비플레인, 밀크터치, 셀퓨전씨, 멜릭서, 토리든 등 다양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들 제품은 태국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에 단독으로 선보이며 룩스의 차별화된 상품 큐레이션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타나왓 지라자리야웨 센트럴리테일 산하 센트럴 푸드 리테일 최고경영자(CEO)는 "룩스는 TOPS의 글로벌 소싱 역량과 독점 상품 기획력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코스맥스와 협력해 태국 소비자 맞춤형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프리미엄 뷰티 혁신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구 코스맥스 태국법인장은 "룩스는 T뷰티뿐 아니라 K뷰티를 포함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를 아우르는 플랫폼"이라면서 "OBM을 통한 PB 개발과 자사 고객사 기반의 K뷰티 상품 소싱 협력을 넘어 H&B스토어 브랜드 론칭 단계부터 깊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화장품 제조와 브랜드 개발, 판매까지 연결되는 뷰티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올해 룩스 매장을 10개까지 늘리고, 2028년까지 전국 10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단순히 개별 브랜드를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유통과 브랜드, 제조를 연결하는 새로운 OBM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