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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33년 삼성 안전관리자, 대한민국 안전을 말하다

  • 2020.10.26(월) 10:43

유인종 著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

미국 카길그룹의 조 스톤 사장은 공장 스팀폭발 사고로 사망한 직원들의 가족을 위로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가슴 아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를 위해 일하다가 죽었다고 그 가족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사고, 강릉 펜션 사고,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 등 끔찍한 안전재해가 매해 반복되며 우리의 가족과 친구가 세상을 등지고 있다.

왜 우리는 이미 일어난 안전사고에서 교훈을 얻지 못할까. 참사가 나오면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위기감과 불안에 빠지면서도 같은 잘못을 반복할까. 마침 한국의 안전 불감증을 따끔하게 꼬집는 책이 나왔다. 유인종 저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사진).

33년간 기업 안전관리 최전선에서 뛰어 온 저자는 안전의 3요소로 사람, 시간, 돈을 꼽는다. 그리고 기업이 안전을 위해 쓰는 돈은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고 얘기한다.

물론 아무리 비싼 안전설비를 도입하더라도 사용자의 위험한 습관이 남아 있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저자는 '안전발자국' 자가진단을 만들었다. 회사뿐만 아니라 가정생활부터 출퇴근 시간까지 본인의 행동을 확인하며 안전습관을 스스로 되돌아보게 했다.

저자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자잘한 사고 징후부터 발견해 없애자는 '클리어 300' 역시 강조한다. '하인리히의 1:29:300 법칙(1건의 중대 사고가 나려면 그 이전에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고, 또 그 이전에 300건의 사고 징후가 나타난다는 법칙)'에서 이름을 따온 안전 캠페인이다.

안전사고는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 브랜드는 큰 타격을 받고, 사회적 트라우마를 남긴다. 하지만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시스템은 물론, 피해자 가족을 지원할 사회적 장치조차 우리 사회는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꼭 필요한 안전 매뉴얼과 행동강령을 제공한다.

"우리가 어느 날 마주칠 사고는 우리가 소홀히 보낸 어떤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 나폴레옹의 말이다. 대한민국은 안전을 두고 소홀히 보낸 시간이 너무 많다. 안전사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저자 유인종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졸업 후 명지대학교 일반대학원 재난안전학과에서 국내 1호로 재난안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삼성코닝 입사 후 줄곧 삼성그룹 내 안전관리자로 활동하며 '자랑스런 삼성인상(환경안전부문)', '고용노동부장관상', '환경부장관상', '산업자원부장관상', '산재예방유공 산업포장' 등을 수상했다. 사단법인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 회장,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부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유기기구 안전관리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쿠팡의 안전부문 부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지은이 유인종/펴낸곳 도서출판새빛/400쪽/1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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