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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서양 미술로 인간의 '악'을 묻다

  • 2021.01.26(화) 17:08

채효영 저, 『예술가는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 왔는가』

예술의 존재 이유는 '인간'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예술가들의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 중에서도 '악'이라는 어둑한 행로에 주목하려 합니다.

죽음, 자연, 여성, 광기, 전쟁. 이 주제들은 인간을 신에 버금가는 존재라고 여기는 서양에서 근본적인 공포이자 악으로 여기는 것들이다. 저자는 이 다섯 가지 '악'을 주제로 삼았다. 과연 이런 악이 서양 미술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다양한 작품을 들며 설명한다. '최후의 심판', '모나리자'와 같은 유명 작품부터 이소벨 릴리안 글로그의 '마녀와 기사의 키스'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까지.

저자는 인간은 결코 아름답고 선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니 예술이 선악을 넘나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 예술은 사회 규범을 넘어서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예술은 선보다는 악과 더 닮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는 "뛰어난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이미지는 우리에게 인간은 어느 쪽이냐고 끈질기게 묻는다"며 "악을 품은 이미지는 바로 그 질문 중 하나로,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속한 종(種)에 대해 조금이나마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요즘은 미술 작품을 이해할 때 보는 사람 마음대로 해석해도 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예술가가 속한 사회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미술 작품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없다는 견해다. 이 책은 서양의 집단 무의식이 예술가들의 작품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설명하면서, 위대한 예술가들이 드러낸 서양 정신의 민낯을 우리에게 펼쳐 놓는다.

저자는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 존재인가"라고.

저자는 여러 대학에서 미술사와 사진사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서양미술사 강의', '사진학의 이해'가 있다. 모든 예술은 근본적으로 그 사회의 세계관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양의 본질적 세계관이 예술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미술에서 자연이 갖는 의미를 짚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은이 채효영/펴낸곳 가나출판사/316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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