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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여풍' 분다…우수 인력 모시기 경쟁

  • 2021.03.24(수) 17:42

자본시장법 개정 영향…체질개선 의도도
영입 경쟁 통한 여성 인재풀 확대 기대

유통업계에 여성 사외이사 영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마트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연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교수는 오는 2023년 3월까지 2년동안 이마트의 감사위원으로 활동한다.

김 교수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듀크대 로스쿨 및 서울대 대학원 법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제36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홍익대 법대 조교수를 거친 전문가다. 이마트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은 기업분할 이후 처음이다.

(왼쪽부터)김연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

앞서 롯데쇼핑은 주총에서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전 사외이사는 81년생으로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트렌드 코리아'를 공동 집필한 트렌드 전문가다. 이 외에도 GS홈쇼핑, 삼양식품 등이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법에 따르면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 기업은 내년 8월까지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

다만 변화에 대한 니즈가 반영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주요 소비자층이 MZ세대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업계 추세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롯데쇼핑은 전 사외이사 추천 사유로 '트렌드 관련 전문 지식과 식견, 다양한 경험'을 꼽았다. 이마트 역시 김 사외이사 선임 사유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다양한 시각을 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인사 전문가를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법적 요건 충족을 넘어 각 사가 원하는 능력을 갖춘 이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민사회 등으로부터의 감시의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우수한 능력과 경력 등을 갖춘 여성 인력 풀은 한정적이다. 이에 우수한 능력을 갖춘 여성 인력 모시기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리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과 기존 관계가 없으면서도 능력과 경력을 갖춘 여성 인력 풀이 현재로서는 다소 한정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우수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이어지면 인재풀 강화를 넘어 여성 인력 양성 자체에 기업이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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