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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샘에 관심 갖는 두 가지 이유

  • 2021.09.02(목) 15:56

한샘 인수에 SI로 참여 가능성 시사
계열사 시너지 확실…'옴니채널' 강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그동안 조용했던 롯데그룹이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했다. 롯데지주가 한샘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 이후 첫 인수 참여 의사 표명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홈퍼니싱 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하이마트·건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시선은 협상의 결말로 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늘 M&A 과정에서 '비용 대비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밀리는 상황에서도 가격을 이유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샘이 롯데그룹의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적합한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롯데그룹이 한샘 인수에 참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백화점 3사 모두 '가구' 품는다

롯데그룹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한샘 인수를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한샘 인수를 두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30~40%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투자 금액은 약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샘은 지난 7월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조창걸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7인의 지분과 경영권을 IMM PE에 매각한 바 있다. 총 매각 대금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에서는 롯데그룹 외에도 신세계그룹 등이 전략적 투자자(SI)로 한샘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샘의 최근 실적 추이.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롯데그룹이 한샘을 품으면 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주요 3사가 모두 인테리어 계열사를 갖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리바트를, 신세계는 신세계까사(구 까사미아)를 통해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성장 중이다. 현대리바트의 상반기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5.2%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까사는 35.7%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눈앞에 뒀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리빙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시도를 이어 왔다. 2019년 11월 강남점에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을 열었다. 올해도 동부산점에 첫 리빙 전문관 '메종 동부산'을 오픈했다. 이들 전문 매장들은 외부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을 주력으로 영업하고 있다. 한샘의 고가 라인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롯데가 '더' 얻을 수 있는 것

롯데그룹은 한샘을 통해 신세계·현대백화점에 비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샘은 현재 가구와 인테리어(리하우스)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롯데건설, 가구는 백화점·롯데하이마트와의 시너지를 기대해 볼 만 하다. 특히 하이마트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메가스토어'를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메가스토어는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체험형 매장이다. 최근에는 레저·리빙 등에 특화된 매장을 내고 있다. 성과도 좋다. 잠실·압구정·울산·김포공항 등 메가스토어 매장은 전년 대비 30~10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13개인 메가스토어를 연내 15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한샘과 보다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메가스토어는 대형 가전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소비자 패턴을 공략해 성공한 모델이다. 이 패턴은 가구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메가스토어와 동일한 '성공 공식'이 적용될 수 있다. 또 롯데하이마트는 신혼가전 등을 구매하는 고객의 비중이 타 채널에 비해 높다. 가구와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은 자사 유통 채널을 활용해 판로를 확장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가구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롯데그룹은 백화점의 이런 전략을 동일하게 전개할 수 있고 롯데하이마트·건설 등 가구·인테리어 사업과 어울리는 다양한 계열사를 가지고 있어 한샘과의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정말 한샘을 품을까

업계는 롯데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최근 M&A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여와서다. 롯데그룹은 이커머스를 키워야 함에도 거래액 20조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했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가구 시장은 이커머스에 비해 작다. 통계청 기준 지난해 가구 소매 시장 규모는 10조원 수준이었다. 이는 이커머스의 5~6% 수준이다. 때문에 굳이 롯데가 한샘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최근 롯데그룹의 M&A 전략 변화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헬스케어팀을 신설했다. 수소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면서 전방위 M&A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VCM(사장단회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신사업 발굴 및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전략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내 가구 시장 규모는 이커머스에 비해 작은 편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한샘은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 전략과도 잘 어울린다. 롯데그룹은 유통 사업에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는 '옴니채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커머스 강화와 함께 대형마트 등 점포를 리뉴얼해 오프라인의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가구는 더 많은 고객을 오프라인 점포로 불러모을 수 있는 카드다. 온라인 가구 시장도 성장하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롯데에게 한샘은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빼며 소극적 이미지가 생겼지만 롯데하이마트와 중고나라 등에서 볼 수 있듯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효율적 투자는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며 "한샘은 성장 기대치가 높은 가구 시장 내 확고한 1위이며 투자 비용도 이베이코리아에 비해서는 합리적인 편이다. 롯데그룹이 한샘을 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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