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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에 남녀가 어디 있니…40대 남성도 홈 뷰티기기 쓴다

  • 2024.12.12(목) 10:08

[슬소생] 메디큐브 하이포커스샷·부스터프로
가정용 뷰티 디바이스 인기 높아지는 추세
간편하게 주 1~2회 사용으로 피부 관리

에이피알 메디큐브의 홈 뷰티 디바이스 '하이포커스샷'/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 [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에이피알 측으로부터 제공받아 4주간 사용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꽃을 든 남자

꽃을 든 남자라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었다(지금도 있다). 소망화장품이 론칭한 이 브랜드는 아마 국내 최초의 '남성용 화장품'일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남성들이 바르는 제품은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피부진정 등 기능성만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남성과 화장품, 아름다움을 연결해 대성공을 거든 첫 제품이 바로 꽃을 든 남자다. 

이 제품은 당대 최고의 꽃미남 스타로 발돋움하던 축구선수 안정환과 배우 김재원을 모델로 기용해 또 한 번 이슈몰이를 했다.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화장품 광고도 이색적이지만, 이 둘이 서로를 바라보며 말끔한 피부에 감탄하는(컬러로션 광고였다) 내용 역시 파격적이었다. 이 광고에 힘입어 2000년대 초 '컬러로션'이라는 카테고리가 반짝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꽃을든남자 CF/유튜브 캡처

비록 꽃을 든 남자와 컬러로션 열풍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것도 있다. 바로 '남자도 피부 관리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사실이다. 꽃을 든 남자 광고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 스킨케어를 사용하지 않는 남자는 거의 없다. 맨즈 뷰티를 표방하는 브랜드도 늘었다. 나아가 파운데이션, 아이라이너 등을 사용해 본격적으로 '화장을 하는' 남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화장품업계의 바로미터인 올리브영에는 아예 '맨즈 그루밍'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이런 추세 속에 더 본격적인 피부 관리에 나서려는 남성들이 없을 리 없다. 지난 2022년 오픈서베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피부과 등 전문 시설을 이용해 피부 관리를 하는 남성은 전체의 16%에 달했다. 지금은 더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피부과의 문제는 가격이다. 한 번 제대로 관리를 받을라치면 100만원은 우습다.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이런 틈새를 노리고 나온 게 바로 '뷰티 디바이스'다.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관리 기기들의 원리를 도입해 소형화한 제품들이다. 피부과 한두 번 갈 돈으로 구매해 몇 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가성비' 매력이 있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는 국내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선두 주자다. 첫 출시한 2021년 5만대가 팔렸던 메디큐브의 에이지알은 올해 3분기 250만대를 돌파했다. 연 100만대가 팔리는 셈이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32%로, 국내 1위다. 그래서 이번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는 메디큐브의 신제품 하이포커스샷과 부스터프로 미니를 1개월여간 사용해 봤다. 겨울을 맞이한 40대 남성의 피부에도 봄은 찾아오는가. 함께 기다려 보자.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8월 출시된 신제품 뷰티 디바이스 '하이포커스샷'은 초음파를 이용한 홈 뷰티 디바이스다. 원래 병원에서 암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던 '하이푸(고강도집속초음파)' 기술을 피부관리에 응용했다. 피부 밑 4.5㎜에 위치한 근막(SMAS)층을 자극해 피부 탄력을 개선해 준다는 설명이다. 늘어진 이중턱 피부를 당겨 브이라인을 살려 주고 꺼진 이마와 눈가 주름 등을 잡아 주는 효과가 있다. 

하이포커스샷의 원리/사진제공=에이피알

부스터프로 미니는 지난해 출시돼 1년 만에 70만대 이상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프로'의 '실속형'이다. 그만큼 무게도, 가격도 가벼워졌다. 기존 부스터프로의 기능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부스터(광채&흡수촉진)'기능만 넣어 30만원대였던 가격을 10만원 안팎으로 줄였다.

기기의 성능을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지난 4주간 하이포커스샷과 부스터프로 미니를 사용해 봤다. 제조사의 권장 방침에 따라 하이포커스샷은 주 1회, 부스터프로 미니는 일 1회 사용했다. 가장 중요한 '효과'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하이포커스샷 이용을 알리지 않은 주변 지인들은 "살을 뺐냐"고 묻기도 했다. 붓기가 빠졌다는 칭찬(?)도 나왔다. 폭식과 폭음에 실종됐던 턱선이 일부 드러났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유일하게 내 얼굴을 꼼꼼히 관찰해 주는 사람인 아내 역시 다이어트 효과가 좋다고 평가했다(단 1g도 빠지지 않았다).

갸름(?)한 턱선이 하이포커스샷의 힘이었다면 촉촉한 피부는 부스터프로 미니의 도움이 있었다. 지성 피부인 기자는 유분감이 많은 로션이나 세럼을 바르면 잘 흡수가 되지 않아 하얗게 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로션을 바른 뒤 부스터프로 미니를 사용하면 그냥 손으로 펴 발랐을 때보다 잘 흡수된다는 게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하루 5분을 투자해 이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하이포커스샷 사용 전(왼쪽)과 4주 사용 후(오른쪽) 턱선 비교./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물론 과학적(?)인 의문도 뒤따랐다. 아무래도 뷰티 디바이스를 이용하다 보니 평소보다 많은 양의 로션을 발랐을 가능성이 높다. 피부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니 다른 생활 습관도 바뀌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영향 역시 뷰티 디바이스 사용에 따른 긍정적 효과다.

소소한 불편점도 있다. 하이포커스샷의 경우 600샷이 1회 사용 기준인데, 얼마나 진행됐는지는 사용 중간중간 기기를 멈추고 체크하거나 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100샷에 1회씩 음성을 넣어 줬다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실제 부스터프로 시리즈의 경우 1분마다 음성으로 안내를 해 준다.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이포커스샷 실제 이용자의 이용 후기/사진제공=에이피알

피부 관리는 사실 인내와 누적의 영역이다. 고가의 크림을 한두 번 쓴다고 피부가 확 좋아지지도 않고 썬크림을 바르지 않고 외출을 한다고 해서 하루 만에 피부가 뒤집어지지도 않는다. 쌓이고 쌓인 관리의 결실을 보상받는 건 미래의 일이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도 피부에 수분이 가득한 1020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신경을 쓰는 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게 또 피부다. 하루하루 거울을 볼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가끔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때면 그간의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 들게 된다. 홈 뷰티 디바이스는 그 노력을 조금 덜어주고, 보상은 조금 보태주는 역할이다. 하루 5분으로 '꽃을 든 남자'가 될 수 있다면, 시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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