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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진검승부'…배달앱, '엔데믹' 2라운드

  • 2022.04.26(화) 06:50

배달앱, 코로나19 발판으로 급성장
거리두기 해제…"배달 수요 감소 우려"
유료 광고 등 수익 다변화 '속도'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엔데믹'으로 사람들의 외출이 늘면서 배달수요가 감소할 조짐을 보여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단건배달 출혈경쟁을 중단했다. 대신 수수료 개편과 유료 광고를 늘리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요기요 역시 기존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를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탈(脫) 배달 움직임"

최근 정부는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등을 전면 해제했다. 그 탓에 배달 수요는 감소세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2448만명으로 전월 대비 7만명 감소했다. 2503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55만명이나 줄었다.

자영업 현장에서도 배달 감소세는 뚜렷하다. 실제로 서울 숙명여대 인근에서 곱창 배달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거리두기 완전 해제 후 배달이 줄면서 매출이 약 35% 정도 감소했다"며 "주말보다 평일 타격이 크다. 학생과 회사원들이 이제 집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회사로 등교, 출근하면서 배달 주문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한 거리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코로나19가 지속했던 지난 2년동안 배달앱은 자영업자에게 있어 필수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 전체 매출의 15.3%가 배달앱 주문으로 이뤄졌다. 2019년에는 3.7%에 불과했다. 하지만 엔데믹이 시작되자 자영업자들은 다시 '탈(脫) 배달'에 나서고 있다.

횟집과 호프집 등 홀 영업 위주 자영업자들은 배달 서비스를 접고 있다. 배달 수수료 등을 아껴 매장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서울 신촌역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지난해만 해도 가게를 찾는 사람이 너무 없어 배달도 했었는데 수수료와 인건비를 빼면 거의 남는 게 없었다. 앞으로는 배달은 하지 않고 홀 장사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민 깊어진 배달앱

배달앱 운영사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당장은 매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더 이상 코로나19 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전처럼 적자를 감수하며 외형 성장에만 집중하기는 부담이 커졌다. 지끔까지의 성장세가 정체에 빠질 수 있다.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7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 순손실도 1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3년 연속 적자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도 올해까지 사업 확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했던 만큼 적자 상태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엔데믹으로 업계의 신성장동력인 퀵커머스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 퀵커머스란 고객이 식료품 생필품 등을 주문하면 15분~1시간 만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날씨가 풀리고 외출 인구가 늘면서 근거리 배송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한 배달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보통 4~5월은 외출 인구가 많아 업계에서도 배달 비수기로 보고 있는 시기다. 엔데믹에 따른 배달 수요 감소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당장 눈에 띄는 매출 감소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대면 수업과 출근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검 승부'는 지금부터

이에 따라 배달 앱 업체들은 수익 다각화를 통해 엔데믹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단건배달 프로모션 중단으로 출혈경쟁을 마무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쿠팡이츠가 지난 2월 단건배달 요금을 '중개수수료 9.8%·배달비 5400원'(일반형 기준)으로 사실상 상향 조정하자 배달의민족도 '중개수수료 6.8%·배달비 6000원'(기본형)으로 변경했다. 

입점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새 광고 상품도 내놨다. 배달의민족은 오는 28일 '클릭광고' 상품인 '우리가게클릭'을 출시한다. 앱 상단에 음식점을 노출 시킬 수 있는 대신 클릭 수에 따라 배달의민족이 광고비를 받는 구조다. 쿠팡이츠도 지난해 11월 유료 노출 광고를 도입한 이후 최근 광고 영역을 3개까지 늘렸다. 기존 음식별 카테고리, 검색 결과 페이지에 이어 맛집 영역에도 광고를 추가했다.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광고를 통해 주문까지 해야 광고 금액이 지출된다. 이외에도 양사는 인플루언서 등을 통한 라이브 커머스 확대도 예고했다.

업계 1위였던 배민이 쿠팡이츠의 '단건배달', 요기요의 '요기패스' 등 새로운 영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 하면서 점유율이 떨어졌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요기요는 '요기패스'를 활용하고 있다. 당초 요기요는 단건배달 경쟁보다 요기패스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에 주력해 왔다. 요기패스는 매월 일정 요금을 내면 구독자에게 기본 배달료 할인은 물론 OTT·음원, 오디오북, 다양한 분야의 제휴 혜택을 제공했다. 앞으로는 엔데믹에 맞춰 여행 플랫폼, 호텔 등과의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배달 시장이 엔데믹으로 수요와 공급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 배달료 안정 등의 효과를 얻길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 파이가 줄면 배달앱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중개 수수료만 얻는 수익 모델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배달앱들이 수익 모델 다변화에 나서야 하는데 새로운 가치창출 요소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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