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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 관광객 유치에 '이것' 필수" 목소리 높인 에어비앤비

  • 2023.09.05(화) 15:41

K-관광 이끌려면 이젠 '공유 숙박'
숙박 규제에 손발 묶인 에어비앤비 
"시대 변화에 따라 규제 완화해야"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정부에 '공유 숙박'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단체 관광 트렌드가 1인 여행으로 변화한 데다, 이젠 공유 경제가 일상화된 만큼 규제 손질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특히 정부가 올해 관광객 30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한 만큼 이를 대비하려면 결국 공유 숙박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광객 3천만명 유치하려면...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달성하려면 우선 숙소 공급문제를 해결해야 할 겁니다. 앞으로 숙소가 지금의 2배 이상 늘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으니까요."

음성원 에어비앤비 동북아시아 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5일 서울 중구 공유 오피스 '로컬스티치'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호텔 등 고정 숙소를 늘리는 것은 건설 시차 문제도 있고, 앞으로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가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동북아시아 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 / 사진=에어비앤비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12년 호텔을 대거 늘렸다.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등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던 때다. 당시 정부는 호텔 용적률 특례 등으로 호텔 건립을 북돋는 전략을 펴왔다. 문제는 이후 터진 사드 갈등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늘어났던 호텔들은 대부분 팔리거나 용도가 변경되기도 했다.

특히 여행 트렌드가 변했음을 강조했다. 음 총괄은 "단체관광객 위주의 시대가 지나고 자기 취향을 따라 떠나는 1인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며 "MZ세대는 여러 여행지에서 다양한 사람과 연결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미래의 여행 형태"라며 "다만 정부는 아직 과거 규제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손발 묶인 에어비앤비 

현재 에어비앤비는 여러 규제를 받고 있다.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국내 도심에서 공유숙박은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다. 내국인은 농어촌 지역으로 한정된다. 다만 그 기준이 모호한 데다 실제로 외국·내국인을 정확하게 나눠 운용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현재 에어비앤비 진출 220개국 중 내국인 이용을 금지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호스트의 실거주 요건도 공유숙박 활성화를 막고 있다. 현행법상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은 공유숙박 시설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복잡한 등록 절차 문제도 있다.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을 공유숙박으로 사용할 때에는 인접세대의 동의를 모두 얻은 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을 해야 공유숙박 자격이 주어진다.

최근 에어비앤비 불법 논란도 시대착오적 규제의 영향이라는 게 음 총괄의 말이다. 그는 "제도 자체가 굉장히 어려워서 관련 등록 법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며 "일례로 아파트에서 운영을 하려면 엘리베이터 라인 전체에 동의를 다 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등록체계가 있다 보니 미등록 이슈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물론 공유 숙박업 규제 완화에 따른 부정적 효과도 있다. 에어비앤비로 단기 임대가 늘며 인근 집값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주택가 주민들의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도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 미국 뉴욕은 숙박 공유 규제법을 시행했고, 이탈리아 피렌체는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하기로 했다.

"공유 숙박이 미래" 자신

그럼에도 에어비앤비는 공유 숙박이 미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저출산으로 늘어나는 빈집, 은퇴 후 삶을 고민하는 노년층 등 시대 상황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빈집은 13만호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도 3000호로 나타났다. 특히 공유 경제를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날 행사에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들도 나와서 이야기를 펼쳤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한옥 에어비앤비를 운영 중인 안소연 씨는 "경력단절 상황에서 에어비앤비가 호스트라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 줬다고 생각한다"며 "연세가 많은 어머니에게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맡긴 분도 있는데 노년에 사람들도 만나며 즐거워하신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어비앤비 실적은 엔데믹 등을 맞아 연일 상승세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6억5000만달러(약 8450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25억달러(약 3조3137억)로 전년 동기(21억달러) 대비 18% 늘어났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게 에어비앤비의 설명이다. 음 총괄은 "오버투어리즘은 에어비앤비라기보다 단체관광의 대표적인 문제"라며 "소음 등 문제는 게스트 퇴출 등 안전장치를 강화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어비앤비는 한국에 없던 새로운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며 "이젠 규제 완화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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