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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기업' 삼양식품의 미션…"넥스트 불닭 찾아라"

  • 2024.02.14(수) 16:54

2023년 매출 1조원 돌파
'불닭볶음면' 의존도 절대적
푸드케어·이터테인먼트 강화

그래픽=비즈워치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불닭볶음면' 출시 전인 지난 2011년 삼양식품의 매출은 2987억원이었다. 10년 새 회사 규모가 4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숙제도 있다. 지금의 성장세 대부분은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따른 결과물이다. 불닭볶음면의 고성장이 끝난 이후 실적을 받쳐 줄 다음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조 기업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1929억원, 영업이익 14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대비 31.2% 늘었고 영업이익은 62.5% 급증했다. 삼양식품이 연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속 성장의 요인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3분기 해외에서만 2398억원을 벌어들였다. 전체 매출의 70%가 넘는다. 매출 비중으로만 보면 삼양식품은 이제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불닭볶음면 라인업/사진제공=삼양식품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은 대부분 불닭볶음면의 초현실적인 인기에서 덕분이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7년 누적 판매량 10억개를 돌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현실적인 수준의 '대박' 제품이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5년간 10억개가 팔렸던 제품이 이제는 연 10억개가 판매됐다. 최근 들어 진출 지역이 늘어나며 페이스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7월엔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불닭 의존증 탈출하려면

하지만 삼양식품도 고민이 있다. 불닭볶음면의 뒤를 받쳐 줄 신규 브랜드가 마땅치 않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60~70%를 불닭볶음면 시리즈에 의존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시들면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양식품의 '장남' 삼양라면은 불닭볶음면 출시 이후 매년 매출이 줄고 있다. 삼양라면은 불닭볶음면 출시 전까지만 해도 12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라면 '톱 5'를 지켰지만 지난해 매출은 713억원에 불과했다.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나가사키짬뽕' 등 나머지 라면도 매출 비중이 미미하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CSO/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신규 브랜드인 '쿠티크'와 '맵탱'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너무 큰 성공을 거둬 다른 브랜드들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 삼양식품은 현재 라면, 소스, 냉동제품, 우유류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라면 매출 비중이 95%로 절대적이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의 미래 먹거리 찾기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엔 지주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꾸며 개인 맞춤형 식품·식물성 단백질 식품 등 푸드케어 부문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오 3세인 전병우 CSO(전략기획본부장)가 대표로 있던 삼양애니를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글로벌 푸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터테인먼트(Eat+Entertainment)'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의 매출 상승세가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유지될 때 다음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이 삼양식품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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