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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편의점' 가맹사업 본격화…판 흔들까

  • 2025.01.10(금) 07:10

직영점 5곳 순차적으로 가맹점으로 전환
창업비용 편의점·SSM 중간으로 책정
올해 가맹 모델 테스트 후 가맹점 확장

/그래픽=비즈워치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킴스편의점'이 가맹사업을 시작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편의점 사업성 검토를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테스트에 나서기로 했다. 식품 비중을 키운 편의점을 통해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가맹점 테스트 스타트

이랜드킴스클럽은 가맹사업 본격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사업 현황, 임원 경력, 가맹점 사업자의 부담, 영업 활동의 조건 등 가맹사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책자다.

공정위는 2021년부터 직영점 한 곳을 최소 1년 이상 운영한 후 가맹점 모집을 위한 정보공개서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랜드킴스클럽은 2023년 6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첫 파일럿 테스트 매장을 낸 뒤 총 5개 직영점에서 편의점 사업성을 검토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랜드킴스클럽은 오는 2월 안에 직영점 중 한 곳을 가맹점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나머지 직영점도 가맹점으로 순차적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가맹사업 모델을 다시 한 번 검토한 후 본격적으로 가맹점주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킴스편의점의 콘셉트는 집 앞 가까운 거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공산식품을 제공하는 '신선 편의점'이다. 신선식품과 공산식품 비중을 크게 늘려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 했다. 운영 시간 역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로,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과 다르다.

매장 크기도 일반 편의점보다 훨씬 크다. 이랜드는 킴스편의점이 '편의점과 SSM의 중간 형태'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SSM에 더 가까운 형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편의점이기 때문에 SSM과 같은 월 2회 의무휴업 규제을 받지 않는다.

편의점이냐 SSM이냐

킴스편의점의 창업비용 역시 편의점과 SSM의 중간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랜드킴스클럽은 다른 편의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가맹 시 투자비용을 기존 편의점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구상이었으나 실제로는 더 높게 정해졌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킴스편의점의 가입비(가맹비)는 4380만원이다. 보증금은 1억원이다. 반면 GS25와 CU, 세븐일레븐은 모두 가입비 2270만원, 보증금 5000만원을 받고 있다.

규모와 형태가 더 비슷한 SSM과 비교하면 킴스편의점의 창업비용은 낮은 편이다. 가장 최근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기준으로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가입비는 4800만원, 보증금은 1억5000만원이다. 롯데슈퍼(롯데프레시)는 가입비와 보증금이 각각 1100만원, 1억8700만원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가입비 1100만원, 보증금 2억500만원을 받는다. 모두 킴스편의점보다 높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당분간 가맹점주를 추가로 모집하지 않고 기존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해 운영하며 가맹사업을 테스트할 예정"이라며 "이후 가맹점주에게 최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다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거리 쇼핑 수요 잡아라

이랜드가 킴스편의점을 통해 편의점, SSM 중간 형태의 근거리 소매점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최근 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의 중심축이 이커머스로 완전히 옮겨갔지만 편의점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은 2021년 전년 대비 6.8%, 2022년 10.8%, 2023년 8.1% 증가했다. 편의점 매출액은 1분기 전년 대비 6.0%, 2분기 4.6%, 3분기 3.3%씩 늘었다.

SSM도 성장세다. SSM 매출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전년보다 9.1%, 2.5% 줄었다. 하지만 지난 2023년에는 전년보다 3.7% 성장했다. SSM 매출은 지난해에도 1분기와 2분기, 3분기 각각 8.0%, 3.3%, 1.8% 성장했다. 대형마트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21년 -2.3%, 2022년 -7.6%, 2023년 0.5%를 기록하며 역성장하거나 제자리걸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킴스편의점 신촌점 내부 모습.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는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고 근거리 소매점에서 소량의 식재료를 자주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도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편의점과 SSM업체들은 식품 비중을 키우며 근거리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킴스편의점이 '식품 비중을 키운 편의점'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킴스편의점이 얼마나 편의점 시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랜드킴스클럽이 '틈새 시장'을 잘 찾아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편의점도, SSM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 탓에 사업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이미 포화 상태인데다 출점 제한으로 신규 점포를 내기 어려워지고 있고 SSM 역시 규제 때문에 출점이 힘든 상황"이라며 "킴스편의점만의 차별화 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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