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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수'마저 접는다…흔들리는 한세엠케이

  • 2025.01.16(목) 08:00

2011년 인수한 유아동 브랜드 올해 철수
6년간 적자 누적에 부실 브랜드 정리
신규 브랜드·화장품 등으로 투자 확대

한세예스24홀딩스 계열사 한세엠케이가 유아동복 브랜드 겸 키즈패션 멀티스토어 '컬리수에딧(옛 컬리수)' 사업을 접는다. 지난해 9월 멀티스토어로 리뉴얼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한세엠케이는 컬리수를 정리하는 대신 성장 브랜드에 더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라이선스 브랜드를 선보이는 한편 화장품 등 신사업도 검토한다.

신성장동력이었는데...

지난 14일 한세엠케이는 컬리수에딧을 2025년 봄·여름(S/S) 시즌 제품까지만 생산한 후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컬리수에딧은 오는 4월까지 생산한 제품을 여름까지 판매하고 이월재고를 소진한 후 순차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9월 컬리수를 유아동복 전용 멀티 스토어 컬리수에딧으로 확대 리뉴얼했지만 적자가 누적되자 결국 4개월만에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컬리수에딧을 접기로 하면서 한세엠케이의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10월 올해 연간 2900억원의 매출을 내 지난해보다 10%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한세엠케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컬리수에딧을 철수하면서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컬리수에딧에서 판매 중인 고프코어 브랜드 ‘아더콤마어나더’. / 사진=한세엠케이

컬리수에딧은 원래 한세예스24그룹이 낙점했던 '신성장동력'이었다. 한세예스24그룹의 모태인 한세실업은 2011년 B2C로 사업을 더 확대하기 위해 컬리수 운영사 드림스코를 100억원에 인수했다. 한세실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것은 2001년 예스24 이후 드림스코가 두 번째였다.

당시 컬리수는 2001년 론칭 후 자체 개발 캐릭터를 입힌 디자인으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대표 유아동복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인수 당시 드림스코의 매출액은 474억원이었다.

한세실업의 자회사가 된 드림스코는 2014년 사명을 한세드림으로 바꾼 후 2015년 시장 트렌드에 맞춰 컬리수의 브랜드 콘셉트에 변화를 줬다. '프렌치 시크'를 내세운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리뉴얼 하고 유아동복에 세련된 컬러와 모던한 디자인을 입히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세드림은 컬리수 외에도 2014년 자체 유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 2015년 키즈 스포츠 멀티 스토어 '플레이키즈프로', 2018년 라이선스 키즈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키즈'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2019년에는 1584억원의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도 거뒀다.

부진 길어지는 한세엠케이

컬리수를 비롯한 한세드림의 브랜드가 한세엠케이 소속이 된 것은 2022년이다. 한세예스24그룹이 당시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한세엠케이를 한세드림과 합병시키면서다. 한세엠케이는 '버커루' 등 자체 캐주얼 브랜드와 'NBA' 등 라이선스 캐주얼 브랜드, 'LPGA'와 'PGA 투어' 등 골프웨어를 운영하는 회사다. 한세엠케이의 주요 브랜드들은 중저가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그런데 국내 패션 시장이 2010년대 말부터 고가의 해외 브랜드와 저가의 SPA 브랜드로 양분되면서 중저가 국내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한세엠케이 역시 2019년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2019년 말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딸 김지원 대표가 한세엠케이의 대표직을 맡으며 사업 재정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한세예스24그룹은 2022년 탄탄한 실적을 내는 한세드림을 한세엠케이에 흡수합병시켜 실적 개선을 꾀했다. 하지만 한세엠케이는 한세드림 합병 후에도 여전히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합병 한세엠케이의 주력 사업인 유아동복과 골프웨어가 모두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골프웨어 시장은 코로나19 기간 호황을 누렸으나 팬데믹이 끝난 후 계속 축소되고 있다. 유아동복 역시 낮은 출생률의 영향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태다. 실제로 한세엠케이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 동기보다 21.3% 줄어든 1801억원에 그쳤다.

잘 되는 브랜드 확대

한세엠케이는 컬리수에딧을 철수하는 대신 안정적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표 유아동복 브랜드인 모이몰른은 토들러 라인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아 주요 매장의 리뉴얼도 시작했다. 또 한세엠케이는 나이키키즈 등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며 좋은 반응도 얻은 만큼 각 브랜드별 대규모 매장을 오픈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일본, 미국 등으로 해외 사업도 확대한다. 한세엠케이는 모이몰른 등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2020년 일본에 이어 최근 미국 온라인 등으로 해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한세엠케이의 신규 브랜드 '하기스 베이비웨어'. / 사진=한세엠케이

이와 함께 새로운 라이선스 브랜드도 선보인다. 한세엠케이는 최근 글로벌 유아용품 브랜드 '하기스'의 유아 의류 라인인 '하기스 베이비웨어'를 론칭했다. 하기스 베이비웨어는 하기스 본사 킴벌리 클라크가 론칭한 브랜드로 미국, 중국, 호주 등 1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하기스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합리적인 가격의 유아 의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의류 외의 신사업도 추진한다. 대표적인 것이 화장품이다. 한세엠케이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화장품 도소매업을 추가하며 화장품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자사 패션 브랜드와 연계한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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