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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의 '액세서리' 뚝심 통했다

  • 2025.09.18(목) 07:10

패션 불황 뚫은 '액세서리'
액세서리 매출 비중 20% 돌파
가치 소비 흐름과 맞물려 성장세

그래픽=비즈워치

명품 과잉 소비에 대한 피로와 가치 소비 확산이 맞물리면서 LF의 액세서리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오랜 기간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액세서리를 육성해온 전략이 패션 경기 침체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액세서리 매출 비중 확대

LF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43억원으로 104% 늘었다. 주목할 것은 같은 기간 패션 부문 매출이 3482억원으로 6% 역성장했다는 점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하락 여파다. 다만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62% 증가했다. 명품시장 소비 위축으로 막스마라 브랜드를 판매하는 '막스코'의 실적 부진에도 'LF'와 '트라이씨클', '씨티닷츠' 등 다른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의류 매출 부진 속에서도 액세서리 실적은 견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LF의 액세서리 매출 비중은 2015년 13.6%에서 올해 상반기 20.1%로 확대됐다. LF는 2010년 액세서리 사업부를 신설해 소재 고급화, 디자인 업그레이드, 공정 고도화 등 품질 투자를 이어왔다. 또 글로벌 트렌드와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하는 데이터 분석을 강화하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그래픽=비즈워치

닥스, 헤지스, 질스튜어트뉴욕, 아떼 바네사브루노 등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연령·취향별 고객층을 흡수한 것도 주효했다. LF 관계자는 "일찌감치 액세서리 카테고리에 투자한 덕분에 LF의 액세서리는 장기간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다"며 "지갑, 가방, 손수건 등은 로열 고객 수요가 꾸준해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입문 창구

가방, 지갑, 스카프, 모자, 벨트 등 패션 액세서리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처음 접하기 쉬운 품목이다. 사이즈 제약이 없어 구매 과정이 의류보다 단순하고, 선물용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작은 액세서리부터 중고가의 가방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신생 패션 브랜드는 액세서리로 시작해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시장 진출하는 경우 액세서리가 브랜드 확산의 첫 관문으로 통하기도 한다.

LF몰 인기 베스트 1, 2, 3위 제품/사진=LF몰

최근 소비자들은 명품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감각적이고 품질 좋은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 과시성 소비보다 신뢰할 수 있는 품질과 디자인, 적정 가격을 중시하는 '가치 소비'가 최근 트렌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셀럽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자신만의 액세서리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브랜드의 개성을 드러내는 액세서리는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 전략

LF의 전략은 적중했다. 초고가 명품과 저가 브랜드가 양분한 국내 액세서리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와 품질, 디자인을 동시에 갖춘 브랜드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 통했다. 그리고 이는 브랜드별 성과로 이어졌다.

닥스 액세서리는 클래식한 지갑과 가방으로 꾸준히 스테디셀러를 배출했다. 초경량 설계를 앞세운 '아폴로' 백팩은 비즈니스 가방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백팩 카테고리 매출을 전년 대비 25% 끌어올렸다. 여행 수요에 대응해 여행용 가방 라인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초경량 크로스백과 신규 캐리어가 인기를 끌며 여행용 가방 매출은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특히 20대 고객이 20% 늘어나며 젊은 고객층 유입이 두드러졌다.

헤지스 액세서리는 남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데일리백으로 고객층을 넓혀왔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신규 패턴 라인 'H-Toile(에이치 뜨왈)'은 목표치의 2배 매출을 기록하며 히트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대표 제품 '에이치 백(H-BAG)'은 중국·베트남·인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활용할 계획이다.

헤지스 액세서리 여성 가방/사진=LF

질스튜어트뉴욕 액세서리는 지난 6월 젊고 실용적인 감각을 강조한 '파커(PARKER) 백팩'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나일론 소재로 기획한 신제품은 출시 2주 만에 100개 이상 판매되며 9월 중순 추가 생산이 확정됐다. 브랜드는 2025년 F/W 시즌을 기점으로 전면 리브랜딩에 나설 예정이다.

아떼 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는 2021년 론칭 이후 트렌디한 디자인과 과감한 소재 활용으로 단기간에 인기 브랜드로 등극했다. 큼직한 리본 장식이 돋보이는 '르봉 백'은 출시 3주 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했다. '차정원백'으로 불리는 '봉봉백'도 출시 3개월 만에 1000개 이상 판매되며 흥행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구매 고객 중 약 60%가 첫 구매 고객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액세서리가 신규 고객 유입을 이끌어낸 셈이다. 2030세대 비중은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덕분에 론칭 이후 매출은 해마다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액세서리는 단순한 보조 제품군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확장하는 전략적 축"이라며 "하반기에도  닥스, 헤지스, 질스튜어트뉴욕 액세서리 모두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비하고 혁신적인 아이템을 선보이며 액세서리 브랜드력을 한층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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