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패션 플랫폼에 입점했다.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서다. 단순한 굿즈 판매가 아닌 플랫폼 주요 고객층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속에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려는 전략적 행보다. 패션 플랫폼 입장에선 내수 침체 속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 스타벅스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파트너로 맞아들이게 됐다. 서로의 필요가 맞물린 '이유 있는 협업'이다.
브랜드 경험 확장
스타벅스는 먼저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달 23일 W컨셉에는 '스타벅스 전문관'이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는 텀블러, 머그, 장우산, 에코백 등을 선보였고 오픈 직후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지난 14일에는 W컨셉에 테이블웨어 신제품 '스태카(STACKA) 시리즈'를 단독으로 선론칭했다. 머그볼·디저트 플레이트·고블렛 유리잔 등 일상용품 5종으로 구성됐다. 이 라인은 MZ세대의 '홈카페·홈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했다. 출시 직후부터 반응은 뜨거웠다. '스태카 브런치 세트(3P)'는 오픈 당일 완판됐다. 이후에도 스타벅스는 W컨셉 라이프 카테고리 베스트 10위 안에 6개 제품의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테이블웨어 상품은 사용 방식과 분위기를 보여주는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며 "특히 감성 테이블웨어에 관심이 높은 고객층에 맞춰 W컨셉에서 먼저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같은 날 무신사에도 공식 입점했다. 무신사에는 입점과 동시에 프리미엄 스포츠 라인 '스포티 컬렉션'을 단독 론칭했다. 워터보틀과 워터보틀 파우치, 운동용 크로스백, 스포츠 타월 등으로 구성된 이번 라인은 최근 MZ세대의 러닝·피트니스 열풍을 반영했다. 무신사 입점 첫 날 스타벅스 제품은 상품 랭킹 1위부터 4위까지 석권했다. 입점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만개를 기록하며 빠르게 흥행 궤도에 올랐다.
스타벅스 측은 "무신사 고객에게는 익숙한 무드 속에서 스타벅스만의 새로운 감성을, 기존 스타벅스 고객에게는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면서 "패션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경험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유 있는 '이종 협업'
이런 '이종(異種) 협업'은 최근 패션 플랫폼의 변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몇 년 새 패션 중심의 사업 구조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업계 전반에서는 앞다퉈 카테고리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업황 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W컨셉은 가전, 가구, 디지털기기 등 라이프 상품군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수요가 꾸준히 늘자, 올해 4월 사내 라이프스타일팀을 신설했고 최근에는 라이프1팀·2팀으로 조직을 세분화했다. 홈·여행·디지털가전 등 세부 영역을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한 조치다.
입점 브랜드도 확대했다. 올해에만 보스, 네스프레소, 스타벅스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들여왔다. 지난 20일부터 진행 중인 뷰티 페스타에서는 새로운 협업을 진행했다. W컨셉의 제안으로 이너뷰티 브랜드 '오니스트'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레고트'가 손잡고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오니스트의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 톤을 레고트 텀블러 디자인에 입혀 서로 다른 영역의 브랜드가 새로운 상품을 완성했다.
W컨셉 관계자는 "라이프·패션·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연계해 이종 업계 간 협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라이프·패션·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연계해 고객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 역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산업과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 4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손잡고 진행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에는 닷새간 1만4000명이 방문했다. 7월에는 블랙핑크 콘서트 MD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단독 선공개해 일주일 만에 11만명이 방문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두터운 팬덤 문화를 가진 카테고리가 패션 플랫폼과 만나 취향 기반의 새로운 소비를 이끌어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 입점은 단순한 유통 채널 확대가 아니라 브랜드 경험 확장의 연장선"이라며 "MZ세대가 일상 전반을 하나의 스타일로 소비하는 흐름에 맞춘 전략적 행보"라고 말했다.






















